보내는 기사
LH 전 혁신위원장의 쓴소리... "근본 문제 외면하면 사고 또 나"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철근 누락’ 사태 책임을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에 돌린 다음 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반카르텔본부 설치'를 발표했다. ‘전관 특혜’를 끊어 부실 공사를 예방한다는 논리지만 '땜질 처방' 비난에 직면했다. '싸게, 빨리 짓기’에 매몰된 건설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쓴소리다.
LH 혁신을 지휘했던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카르텔만 차단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건설업계의 근본적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2, 3년 지난 뒤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2021년 'LH 직원 땅투기' 사건 이후 LH가 꾸린 ‘LH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시공사가 건설비용을 최저가로 제시해 사업을 수주하고 △최대한 빨리 공사를 끝내는 방식으로 이윤을 남기는 문화가 한국 건설업계에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비용을 아끼려고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면서 부실 공사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LH 직원이 공무원처럼 퇴직 이후 3년간 해당 분야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만들더라도 그 이후에는 또 기업에 취업할 것”이라면서 “앞서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LH 대책은 너무 단편적”이라며 “싼 값에 빨리 공사를 끝내려는 건설 문화를 바꾸지 못하면 사고는 계속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건축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규제만 강화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편법을 찾는다”면서 “원칙을 지키다 발생하는 비용은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곳의 시공사 선정 시 입찰가보다 기술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종합심사낙찰제가 적용됐다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 “이 정도 사업에 입찰하는 기업들은 기술력에서 대부분 만점을 받기에 가격도 중요한 평가 요소라 최저가 입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때 기업을 영업정지한다더니 결국은 없던 일이 됐는데 그러면 안 된다, 문제 기업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