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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올리려 하면, 매번 뛰는 기름값... 골치 아픈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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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시행하고 있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내내 하락하다 뛰는 기름값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뜩이나 적게 걷히고 있는 세금을 메우려면 유류세를 올려야 하나, 인하 조치를 끝냈다간 오름세인 기름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르자 리터(L)당 각각 820원, 581원이던 휘발유, 경유 유류세를 2021년 11월 유종 구분 없이 20%씩 깎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휘발유, 경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웃돌자 인하폭을 모두 법상 최대 수준인 37%까지 키웠다. 또 올해 1월부턴 경유 유류세 인하폭을 37%로 유지하되 휘발유만 25%로 되돌렸다.
지금 같은 큰 폭의 유류세 인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는 올해 들어 커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종료 또는 인하폭 축소로 세금을 더 걷게 되면 역대급 세수 펑크를 완화할 수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 원 적다. 휘발유보다 싼 경유의 유류세를 더 많이 깎아 주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섣불리 유류세 인하 종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름세인 기름값 때문이다. 3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1일만 해도 1,561원이던 L당 휘발유 가격(전국 평균)은 이날 1,656원으로 100원 가까이 뛰었다.
만약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면 L당 휘발유, 경유 가격은 각각 추가로 205원, 212원 오른다. 국내 기름값은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지난달 31일 3개월 만에 배럴당 85달러를 웃돌아서다.
유류세 인하 종료 즈음에 기름값이 올라 정부가 인하 연장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진 건 처음이 아니다. 유류세 인하는 당초 4월 말 끝날 예정이었으나 당시에도 기름값 상승이 인하 조치를 연장시켰다. 지난해 12월 1,526원으로 안정세던 L당 휘발유 가격이 올해 들어 점점 올라 4월 초 1,665원까지 뛴 여파다. 기재부는 유류세를 높이려 할 때마다 기름값이 올라 '세금 정상화'에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이다.
이는 상반기를 끝으로 종료한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와 비교된다. 기재부는 현대차 등 자동차 산업이 호황이라 개소세 인하를 상대적으로 손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다만 자동차 개소세 인하는 한시적 조치로 개시했다가 3년 동안 장기간 운영돼 끝낼 때가 된 점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를 종료 또는 연장할지는 재정 상황, 국제유가 등을 종합 검토해 이달 중하순 결론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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