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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반카르텔 외쳤지만 '고양이에게 생선' 맡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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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일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과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LH 발주 아파트 15곳 지하주차장에서 철근 누락 부실시공이 드러나고 전관예우 의혹까지 불거지자 서둘러 발표한 조치다. 설계부터 감리까지 전 과정에 이권 개입과 담합, 부정부패 행위 등을 막겠다는 게 LH의 다짐일 것이다.
그러나 여론에 떠밀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뿌리 깊은 LH의 이권 카르텔과 먹이사슬 구조를 감안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2021년 3급 이상 LH 퇴직자 600여 명 중 계약업체 재취업자는 절반도 넘는다. 1년여간 진행된 LH의 용역 종합심사 낙찰에선 149건 가운데 무려 139건이 전관 업체에 돌아갔다. 연간 발주액이 10조 원을 넘고 직원 수도 1만 명에 가까운 공룡 공기업의 권한과 위상이 그대로인 한 아무리 반카르텔을 외쳐도 변화는 어렵다.
LH의 환골탈태 선언이 한두 번이 아니란 점도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LH는 2년여 전에도 일부 직원들이 광명 시흥 신도시 선정 전 미리 땅투기를 한 의혹이 일자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도 간부들이 퇴직 후 재취업하려면 취업심사와 신고를 해야 하지만 결국 유명무실했다. 또다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선 곤란하다.
더 큰 문제는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이 LH에만 국한됐다고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오히려 민간 아파트의 경우 감리 기능이 취약하고 하도급 관계인 ‘을’의 입장이라 상황은 더 심할 수도 있다.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한 민간 아파트 293곳 중엔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가 188개에 달한다. LH의 자정 선언에만 맡길 게 아니라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히는 게 급선무다. LH뿐 아니라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조속한 조사와 대책을 강구해 하루빨리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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