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폭우 속 살아남은 채소 사들여 할인 판매하고 빵 만들기 나섰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찬 빗물 속에서 살아남은 깻잎, 강한 비바람에 비대칭적으로 자란 오이…
지난달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버려질 위기에 빠진 채소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유통가가 팔을 걷어붙였다. 수해 피해로 크게 오른 채소 가격을 할인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고 농가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3~9일 최근 가격이 급등한 양파·상추·시금치·깻잎·오이 등 11종을 대상으로 1인당 1만 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일 기준 적상추 4kg 도매가는 5만9,080원으로 한 달 전인 2만6,160원에 비해 가격이 203% 급등했고 1년 전(3만3,936원)과 비교해도 74%나 올랐다. 깻잎도 2kg 도매가 4만1,520원으로, 한 달 전(1만8,725원)과 비교하면 121.7%, 1년 전(2만8,152원) 대비 46.9%가 상승했다.
①이마트는 4일부터 일주일 동안 충남 논산의 상추와 충남 금산의 깻잎을 신세계포인트 적립을 하면 20% 할인 판매하기로 했고 ②홈플러스도 3일부터 일주일 동안 강원도 산지의 다다기오이, 청양고추를 정부의 농수산 소비 쿠폰으로 살 경우 20% 할인해 준다. ③롯데마트·슈퍼는 지난달 21, 22일 강원 홍천의 다다기오이 값을 50% 이상 깎아 개당 600원에 내놓았다.
보통 수해 피해를 입은 농가는 작물을 골라 납품하는 대신 수확을 포기하고 새로 작물을 심고 유통업체도 대체 산지를 찾는다. 하지만 올해는 큰 피해를 입은 산지가 많아 상황이 달라졌다. 전체 상추 수확량의 40~50%를 이마트에 납품하는 충남 논산시의 경우 절반 가까운 농가가 수해 피해를 입었다. 깻잎은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생장이 늦어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상추와 깻잎은 배추, 고추와 같은 필수재가 아니고 여름 휴가철에 소비량이 많은 기호품이라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도 찾지 않기 때문에 수해 피해를 입은 농가가 느낄 부담도 더 커질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해 피해를 입었다고 상추나 깻잎 산지를 바꾸면 다음 주기 농사에 부담을 느낄 농가가 더 많아질 수 있다"며 "대신 피해를 입은 작물을 잘 살펴 살릴 수 있는 건 살리고 유통업체는 마진을 줄여 농가 피해를 줄이는 데 동참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틀 동안 강원 홍천군 다다기오이를 절반 이하 값으로 판매한 롯데쇼핑 관계자는 "수해 피해 당시 오이 출하량이 전주 대비 50%가량 감소한 데다 겉에 흠집이 나거나 형태가 고르지 못한 비율도 크게 올랐다"며 "이런 오이는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지거나 도매시장에서 헐값에 팔리기 때문에 농가에 작은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도 수해 피해를 입은 충북 음성군 복숭아, 괴산군 찰옥수수를 사들여 파리바게뜨에서 복숭아 타르트, 옥수수빵 등을 만들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의 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