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김은경·양이원영 '노인 비하' 논란에... 여 "혁신위 해체" 혁신위 "갈라치기 말라"

입력
2023.08.01 17:52
수정
2023.08.01 21:39
4면
구독

국힘 "김은경 본인이야말로 혁신 대상" 사퇴 요구
민주 혁신위 "사과할 일 아냐… 청년 절실한 문제"
김은경 "오해 여지, 노여움 푸셨으면" 유감 표명
양이원영 "투표하는 다수, 미래에 살아있지 않아"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여명 비례 투표’ 발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현대판 고려장”이라며 맹공을 퍼붓는 가운데, 민주당 혁신위는 "세대 간 갈라치기 말라"라고 반발했다. 이 가운데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여당 "민주당 노인 폄하 긴 역사… '현대판 고려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노인 폄하 발언의 긴 역사를 가진 정당”이라며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혁신해야 할 것은 이처럼 갈등적 세계관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표 계산을 앞세워 극단적으로 국민 분할 지배 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는 민주당의 구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면서 지금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세대가 어르신들"이라며 "이분들에 대한 폄훼도 모자라 '현대판 고려장(이 필요하다)', '집에 박혀 계시라'는 이런 망언에 버금가는 끔찍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가 중인 김기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 본인이야말로 혁신의 대상이자 징계 퇴출의 대상"이라며 "김은경 위원장 이하 전원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모든 직으로부터의 사퇴는 물론, 혁신위를 스스로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혁신위 "세대 간 갈라치기 말라" 반발

민주당 혁신위는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명 비례 투표라는 아이디어를 접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수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 간 갈라치기로 소비할 사안이 아니라, 정치가 어떻게 청년의 의사를 반영시키게 할 것인가 하는 절실한 문제를 다룬 것"이라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늘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것이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노인 폄하 의사도 없고, 그럴 리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제가 곧 60이고, 곧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해의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노여움을 푸셨으면 좋겠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형중, 김남희 혁신위원회 대변인이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형중, 김남희 혁신위원회 대변인이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여당 "양이원영 2차 망언… 더불어망언당"

이런 가운데 양이 의원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맞는 얘기"라고 동조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면서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이후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이라는 표현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삭제한 뒤, 새로 쓴 글을 통해 "나이 많은 이들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층의 정치 참여 필요성과 함께 저 자신을 생각하며 장년층과 노년층의 정치 참여 책임에 대해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제는 더불어망언당"이라며 "혁신위가 입장문을 내고 취지 왜곡이라며 오리발을 내밀더니 양이 의원의 2차 망언이 쐐기를 박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혁신위는 양이 의원의 글에 대해 "발언의 본취지를 정확히 이해한 글"이라고 평가했다.

박세인 기자
이성택 기자
김종훈 인턴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