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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시 중단했는데...갤럭시Z플립5, 러시아서 팔리고 있다?

입력
2023.08.02 08: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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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병행수입'으로 갤럭시 등 제품 수입 허용
"삼성폰 수입 막자" 장관 발언에 현지 업계 반발하기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Z폴드5 사전 예약 첫날인 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삼성스토어에서 사전예약 희망자들이 신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Z폴드5 사전 예약 첫날인 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삼성스토어에서 사전예약 희망자들이 신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정식 영업을 중단했지만 삼성전자의 최신작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폴드5'는 러시아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을 완전히 막자는 러시아 정부 측 발언에 현지 업체들이 반발해 러시아 내 수요가 나름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 디지털개발부가 삼성 스마트폰을 '병행수입 목록'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 제재 속에 자국 기업이 해외 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것을 허용하는 병행수입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전자제품을 들여보내고 있는데, 이를 아예 막겠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막수트 샤다예프 디지털개발부 장관이 6월에 내놓은 발언을 인용했다. 샤다예프 장관은 "삼성 휴대폰을 대체할 중국산 제품이 있기 때문에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실제로는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같은 보도를 보면, 정작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병행수입 목록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그대로 남겨둔 것으로 나타난다. 덕분에 지난주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 갤럭시Z플립5·폴드5도 러시아 내 온라인 상점에 등장했다. 이날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사인 MTS의 홈페이지를 보면 플립5·폴드5와 태블릿인 '갤럭시탭S9 울트라' 등의 주문을 받고 있다. 구작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5'나 블루투스 이어폰 '갤럭시 버즈 2'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고 밝혀 두기도 했다.



러시아 업체들 "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 반발

러시아 이동통신사 MTS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탭S9'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이동통신사 MTS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탭S9'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래 러시아에 제품 공급을 공식적으로는 중단했다. 마케팅도 힘이 빠졌다. MTS는 타스통신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이 지난해 3∼5월 25%에서 올해 같은 기간 12%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전자 공백을 샤오미, 테크노, 인피닉스 등 중국산 브랜드가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여전히 팔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인텔·필립스·파나소닉·BMW·르노 등 세계 주요 브랜드를 병행수입 허용 대상에 올려놓고 원 제작사의 허가 없이도 제품을 수입해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이 방식으로 올해 초 발매된 갤럭시S23도 러시아에서 유통됐다.

수요 또한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내 유통사들은 샤다예프 장관의 발언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수입 통제를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인터넷 쇼핑몰 와일드베리스는 외려 자사 유통망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러시아 내 삼성전자 공식 서비스센터와 애플리케이션 등은 기존 이용자를 위해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러시아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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