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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유통을 장악한 세계 3대 커피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입력
2023.08.01 20:00
수정
2023.08.01 21:26
25면

편집자주

싱글오리진? 가공방법? 컵 노트? 커핑 점수? 품종? 제일 비싼 커피? 제일 저렴한 커피?.... 첫 방문한 카페에서 내게 맞는 커피를 골라내는 방법에는 각각의 인문학적 의미가 담겨있다. 4주마다 세계의 다양한 커피 이야기를 인문지리학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블루마운틴 유통 과정에 사용되는 나무통 ⓒ윤오순

블루마운틴 유통 과정에 사용되는 나무통 ⓒ윤오순

에티오피아 남부의 아와사(Awasa). 낙조와 아와사 호수로 유명한 휴양도시인데, 커피 산지인 이르가체페(예가체프라고 부르는 곳), 시다마, 구지를 가려면 반드시 통과하는 곳이기도 하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아와사로 가다 보면 도로, 건물 등이 온통 무지개 색으로 도배된 곳을 만나게 된다. 레게(Reggae) 음악의 전설 밥 말리(Bob Marley) 얼굴이 들어간 대형 간판도 보인다. 이방인들 중에는 그래서 밥 말리가 에티오피아 출신인지 묻기도 한다.

풍경이 돌변하는 이곳은 샤셔머네(암하라어: ሻሸመኔ, 영어: Shashamane)라는 곳이다.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가 자메이카 사람들이 만든 신흥종교 집단(라스타파리·Rastafari)에 선물로 내어준 곳이다. 흑인 해방을 원했던 라스타파리가 신으로 떠받드는 존재가 셀라시에 황제였기 때문이었는데, 밥 말리도 라스타파리의 일원이었다.

중미의 자메이카는 다양한 특징이 있는 나라다. 에티오피아에 애정이 깊은 사람은 샤셔머네와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 밥 말리, 라스타파리를 떠올릴 것이다.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육상의 전설, 우사인 볼트(Usain Bolt)를 떠올릴 테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을 떠올릴 것이다.

자메이카는 카리브해의 섬나라로 쿠바 남쪽에 있다. 영국 식민지였다가 영연방으로 독립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캐나다 다음으로 영어 사용자가 많다. 고품질의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나라이다. 특히, 블루마운틴이라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 일반적으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는 독특한 풍미와 산미가 적은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수요 대비 공급량이 워낙 적어 가격이 비싼 커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자메이카의 80%가 산지인데 이 커피는 블루마운틴 산맥으로 알려진 블루마운틴 산기슭에서 생산된다. 연간 생산량이 200만 파운드 정도인데 이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1%%에도 못 미친다.

블루마운틴은 유통 과정에서도 특별 대접을 받는다. 다른 커피 생두(볶지 않은 커피)는 '쥬트(황마)백'이라고 부르는 자루에 담겨 수출되지만, 블루마운틴은 나무통에 담긴다. 이 나무통은 냄새가 없고, 습기를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생두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운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온도 변화를 완화시킨다.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나무통에 담겨야만 최고 품질을 유지한다. 커피가 담긴 모든 나무통은 자메이카 농작물 규제기관에서 품질과 인증을 관리한다.

다만 국제 유통과정에서는 일본계 자본의 입김이 강하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 수출의 80% 정도를 일본이 컨트롤하고 있다. 일본은 특수 커피에 대한 수요가 높고, 프리미엄 제품을 인정하고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문화가 강하다. 게다가 자메이카와 일본 사이에는 역사 및 문화적 연결고리가 있다. 1960년대부터 일본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의 주요 수입국이었고, 이 오랜 관계가 일본에서 이 커피의 지속적인 인기와 수요에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3대 커피를 가리킬 때,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나머지 두 가지로는 예멘의 모카 마타리, 하와이안 코나 커피가 자주 언급된다.

윤오순 에티오피아커피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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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순에티오피아커피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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