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도경수, 촬영장서 느낀 고립감 [인터뷰]

입력
2023.08.03 07:28

'더 문'으로 돌아온 도경수
"관객들, 선우의 '중꺾마' 에너지 얻길"

도경수가 '더 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더 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무도 없는 우주에 고립된다면 그 심경은 어떨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배우 도경수는 '더 문'에서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인물의 마음을 표현해냈다. 촬영장의 그 또한 고립돼 있었다. 함께 주연을 맡은 설경구와 호흡하는 장면도 거의 없었다. 도경수가 촬영장에서 느꼈을 고립감은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도경수는 지난 1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더 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 문'은 사고 때문에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우주 배경 영화의 매력

도경수가 '더 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더 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는 '더 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신가하다'고 생각했다. 배경이 우주라는 점은 그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갔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가 한국의 대표적인 SF 영화로 언급되는 중이지만 그가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 작품이 나오기 전이었단다. 도경수는 "일상적인 곳에서 할 수 없는 체험들이 가능하다는 게 배우의 좋은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과함께' 시리즈로 호흡했던 김용화 감독이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는 점도 큰 행복을 안겼다. '더 문' 촬영과 관련해 부담보다는 설렘이 컸고 '어떤 방식으로 촬영될까'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선우로 변신한 도경수는 한여름에 무거운 우주복을 입어야 했다. 그는 "우주에 나갈 때 쓰는 모자를 착용하니 시야가 제한적이었다. 우주복을 입으면 행동반경 자체가 제한되더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주복을 입을 때 부피감을 표현해야 해서 워커를 착용한 채 우주 신발을 신었다"고 전했다. 촬영 현장은 도경수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는 "'실제로 우주에 가면 이렇게 생겼을 거다'라고 상상할 정도로 너무 구현이 잘 돼 있었다. 중력만 없다면 진짜 우주에 와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고립된 도경수

도경수가 설경구를 언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설경구를 언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배경이 일상적 공간이 아닌 우주인 만큼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다. 도경수는 "감독님께 '(선우 같은) 이 상황에 있다면 어떠실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조율했다"고 말했다. 선우가 느낄 극한의 감정에 대한 고민도 컸다. 도경수는 이번 작품에서 혼자 있는 장면이 유독 많았지만 "(촬영장에서) 고립이 됐다 해도 실제 고립이 아니지 않나. 그런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의 또 다른 주축인 설경구와 함께하는 촬영도 거의 없었단다. 회상 신, 엔딩 신 정도가 전부였다. 도경수는 "설경구 선배님은 모든 배우분들이 작품을 꼭 함께해보고 싶어 하는 분이지 않나. 이렇게 했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혼자 촬영하는 장면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진 않았다. 그는 "상대의 눈을 보고 상대와 교류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빠른 시간 안에 (상대의 리액션을) 캐치해 거기에 맞는 반응을 보여야 하지 않나. 혼자 할 때는 내 상상에서 내가 만든 걸 하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도경수가 꿈꾸는 건강함

도경수가 엑소 활동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엑소 활동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는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더 문'의 선우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 그는 "모든 분들에게 포기하는 순간도,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도 있지 않나"라면서 관객들이 선우의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에너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경수가 선우에게 위로를 얻었던 것 또한 그 역시 일상 속에서 힘든 순간을 겪는 평범한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시간을 길게 가져가지 말자'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중이다. 평소 화를 내는 일이 거의 없다는 도경수는 소리를 지르는 등의 격한 감정 신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을 느끼기도 한단다.

그는 자신이 대중에게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듣길 원한다. 외적인 건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경수는 자신이 내적으로도 단단한 배우이길 원한다. "내적으로 건강하면 외적으로도 건강해 보인다"는 게 도경수의 생각이다. 자신의 첫 시작인 엑소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는 "엑소로 인해 지금 모든 걸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첫 시작을 함께한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엑소 활동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앞으로 도경수가 배우로서, 그리고 엑소 멤버로서 보여줄 건강한 모습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더 문'은 지난 2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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