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분들이 왜 1인 1표" 김은경 발언, 민주당도 "귀 의심" "너무 황당"

조응천 "귀를 의심… 노인 폄하 발언"
이상민 "그런 자세로 혁신하겠나"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야당 내부에서도 잇따라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위원장 발언에) 정말 귀를 의심했다"면서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도와주러 오신 분이 맞나"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어르신들은 삶의 지혜, 경험이 축적된 분들"이라며 "(김 위원장이) 하신 말씀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2030 청년 좌담회'에서 아들의 의견을 소개하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부터 평균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말은 합리적이다"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선 1인 1표인데, 아들은 우리 미래가 훨씬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표결을 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너무 황당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혁신위가 입장문을 내고 "발언 취지를 왜곡했다"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논란)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말할 때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전후 상황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됐다, 갈라치기 한다'고 상대를 탓하거나 언론을 탓하는 건 아주 안 좋은 습관"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연이은 설화 논란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콩가루 집안 또는 오합지졸이라고 해서 모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초선 의원들에 대해선 '코로나로 인한 학력 저하 학생과 같다' 등 말은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인식과 자세를 가지고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도 "방송 좀 안 나오시거나 말씀을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혁신위가 추진하는 혁신 과정도) 절대 좋은 평가 못 받는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