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순직 상병 사건' 공개 거부한 해병대····"언론 제보 말라" 입막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해병대가 입을 막고 귀를 닫았다.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과 관련, 예정된 브리핑을 취소하고 자체 조사결과 공개를 거부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지휘서신을 통해 '외부 발설'을 금지하며 장병들을 다그쳤다. '조직적 입막음' 정황으로 비치는 부분이다.
해병대는 31일 예고한 사건 처리 언론 브리핑을 1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 사고 이후 최근까지 조사를 벌였고, 이날 수사단장이 직접 나서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국방부는 오전 브리핑에서 “오후에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브리핑은 없었다. 해병대는 “국방부 법무 검토에 따르면 (경찰) 수사 시작 전에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내용들이 나갔을 경우 수사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뒤늦게 양해를 구했다. 브리핑을 취소한 지 2시간 넘게 지나 내놓은 군색한 해명이다.
내부 구성원을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사령관 지휘서신도 도마에 올랐다. 해병대는 22일 영결식 후 김계환 사령관 명의의 ‘지휘 및 강조말씀’을 예하부대에 하달했다. 김 사령관은 문건에서 “(채 상병 사건 관련) 조사는 한 치의 의심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스스로 반성과 함께 외부의 어떤 질책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나머지 내용이다. 문건은 “해병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함께 노력해야 할 우리 구성원들 가운데 유튜브, 육대전, 기타 언론사 기자들에게 제보해주는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 중인 사고에 대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언론에 나오고 있다”며 언짢은 기류를 드러냈다.
특히 문건은 “사령관은 해병대 최고의 지휘관으로서 해병대의 단결을 저해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임의대로 제공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모습을 방관할 수가 없다”며 “해병대의 단결과 결집을 위한 사령관의 생각을 전 장병 및 군무원에게 분명하게 전달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구성원들의 발언이 부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로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24일 군인권센터는 “해병대 1사단이 지난 22, 23일 주말 사이 채 상병과 함께 안전 장비 없이 수중 수색에 투입됐던 동료 대원들의 휴가·외박·외출·면회를 전면 통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해병대는 고인을 예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채 상병이 숨진 경북과 고향 전북에 흉상을 설치하고 △해병대 신병수료식과 창설기념일에 ‘채수근상’을 수여하며 △‘바다의 품’ 순직 영웅으로 추대하는 데 협조하고 △자율 모금을 실시해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유가족이 동의할 경우 채 상병 부모를 ‘명예 해병’으로 위촉할 방침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