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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여성은 가장 저평가된 미국의 인적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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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팬서스(Gray Panthers)’는 노인 인권과 사회 개혁을 위한 미국 비영리 시민단체다. 공식 명칭은 ‘사회 변화를 위한 노인-청년 회의(The Consultation of Older and Younger Adults for Social Change)’지만, 한 언론인이 응원의 의미로 좌파 흑인인권단체 ‘블랙 팬서스(흑표당)’에 빗대 저렇게 부르면서 애칭처럼 굳어졌다. 주력은 노인들이지만 노쇠 현상을 자기 문제로 인식하기 힘든 10~20대 손자 세대와의 연대를 표방한 드문 조직이다.
그레이 팬서스는 ‘모든 불의는 필연적으로 엮여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그래서 의료 복지 등 노인 인권 문제뿐 아니라 반전 평화, 선거 민주주의, 빈곤, 실업, 자유, 여성-장애인 권리 등 사회 전반의 이슈에 개입한다. 내로라하는 전국단위 시민단체에 비해 규모도 작고 영향력과 조직력도 약하지만 연대의 폭만큼은 가히 최강이어서 연대 집회장에서 그들의 깃발은 상징적 권위를 지닌다.
그레이 팬서스는 1970년, 만 65세 여성 매기 쿤(Maggie Kuhn, 1905.8.3~1995.4.22)이 창설했다. 미국 연합장로교회 교육-선교위원회에서 만 25년간 일한 그는 그해 만 65세 법정 정년퇴직으로 손발이 묶인 처지에 순응하지 않았다. 40년대부터 YWCA 등에서 자신이 해 온 일들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은퇴 선물로 받은 재봉틀에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뜻이 맞는 동료들을 규합했다. 쿤은 “노인과 여성은 저평가되고 개발되지 않은 미국 최대 인적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레이 팬서스는 근년 미국 32개 지부와 약 4만여 명의 활동가를 보유하고 유엔 등과도 협력하는 세계 최대 노인 인권단체로 우뚝 서있다.
그레이 팬서스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어쩌면 조직 자체, 즉 노년세대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불편과 차별이 결코 당연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래의 노년세대에게 일깨운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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