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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과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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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전북 무주와 진안, 장수 주민들은 ‘무진장’이란 말에 익숙하다. “무진장 산골이라고 해서 무진장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실제 2000년을 전후해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무진장은 내륙 한가운데 위치하면서도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으로 꼽혔다. 반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청정지역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곳도 무진장이다.
□무진장은 북동쪽으로 경남 거창과 함양, 충북 영동, 충남 금산 등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전북이지만 도청소재지 전주보다 대전 생활권에 익숙한 주민이 많다. 거창이나 함양에 선산이 있거나, 친인척들이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중 장수는 금강 발원지인데 장수읍을 기준으로 북쪽은 금강 수계지만, 남쪽으로 산서면과 번암면은 섬진강 수계에 속하는 독특한 지형이다.
□무진장은 해발고도가 높은 분지라 한여름에도 새벽이면 서늘한 한기가 느껴진다. 덕유산 자락인 무주에 스키장이 들어서 있고, 장수 사과가 유명한 것도 이런 지형적 특징 때문에 가능하다. 지금도 겨울철 최저 기온이나 최대 적설량을 따질 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무진장, 그중에서도 장수다. 29일 저녁 장수 북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2년 무주에서도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017년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광주단층에 속하는 진안 용담에서 활성단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더 필요하겠지만, 이제 무진장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다.
□2016년 경북 경주, 2017년 경북 포항, 2020년 전남 해남, 2021년 제주 서귀포, 올해 4, 5월 동해까지 지진 발생 횟수가 점점 잦아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재난 발생 시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1차 대응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최근 수해 때도 확인됐다. 전북도를 비롯해 무진장 지자체들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더 키워야 할 때가 됐다. 당장 이번 지진으로 약해진 지반 때문에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취약지역은 없는지 꼼꼼한 점검에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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