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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나쁘지만 "하반기 기대 크다"는 삼성전자의 믿는 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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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핵심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인해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2분기 연속 4조 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상반기 누적 적자는 9조 원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진단하고 인공지능(AI) 개발로 인한 고성능 제품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7일 공개한 2023년 2분기(4∼6월) 확정 실적에 따르면 회사 전체 매출액은 60조55억 원, 영업이익은 6,6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22.28%, 영업이익은 95.26% 감소된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①반도체 중심의 DS부문이 1분기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다. 매출 14조7,30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의 절반 수준이다. 영업 손실은 4조3,600억 원으로 최악의 적자를 냈던 1분기(4조5,800억 원)에 비해 약간 좋아졌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는 여전히 수요 약세에 시달렸지만 메모리반도체는 AI용 차세대 D램(DDR5)이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
②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포함한 DX부문은 매출 40조2,100억 원, 영업이익 3조8,300억 원을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좋아졌다.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고, 자동차 오디오 사업을 벌이는 하만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장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석 달 전에 비해 낙관적이다. 김재준 메모리담당 부사장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재고가 5월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D램에 비해 회복 속도가 느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추가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AI 특수' 또한 삼성전자의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2분기 효자 노릇을 한 DDR5와 HBM 등 AI서버 관련 제품의 수요가 당분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HBM의 경우 지난해보다 2배 수준의 고객 수요를 확보했고, 내년 HBM 생산능력도 올해의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그리고 반도체를 조립하는 패키징(후공정)을 한 번에 제공할 수 있어 'AI 시대'에 최적화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기봉 파운드리담당 상무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은 고성능과 높은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AI칩에 최적화한 선단 공정"이라면서 "우린 GAA, HBM, 첨단 패키징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AI는 스마트폰 출현과 마찬가지로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삼성 반도체가 AI 전환에 집중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도 시설투자 14조5,000억 원, 연구개발 투자 7조2,000억 원을 집행하며 경기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반도체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전자를 버티게 한 것은 갤럭시S23 시리즈의 선전이었다. 2분기엔 신작 효과가 줄기는 했지만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면서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메웠다. 전작 갤럭시S22의 '게임최적화서비스(GOS) 파문'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부진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엔 갤럭시Z플립5·갤럭시Z폴드5 등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갤럭시S23과 바통 터치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작 폴더블폰의 공개 시점을 지난해보다 앞당겨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렸다. 다니엘 아라우조 MX(모바일)담당 상무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 왔고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면서 "폴더블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중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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