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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양지로 나오는 BL 영화들…GL은 왜 적을까

입력
2023.08.02 09:37

베일 벗은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그녀가 좋아하는 것은'·'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롯데시네마 관계자 "영화의 다양성 지향"

롯데시네마에서 BL(보이즈 러브) 영화들이 연이어 베일을 벗고 있다.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은 지난 12일 개봉했다. 미디어캐슬 제공

롯데시네마에서 BL(보이즈 러브) 영화들이 연이어 베일을 벗고 있다.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은 지난 12일 개봉했다. 미디어캐슬 제공

롯데시네마에서 BL(보이즈 러브) 영화들이 연이어 베일을 벗고 있다. 다양한 매력의 작품이 관객들을 찾아가는 중이다. BL이 마니아들의 장르로 불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시도가 꽤나 과감하게 느껴진다.

영화사 미디어캐슬은 최근 "BL 화제작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사랑이 보이(BOY)기 시작한 순간' 롯데시네마 기획 상영을 진행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롯데시네마를 통해 대중을 만나게 된 작품들은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다. 세 편의 일본 영화들은 일주일씩의 차이를 두고 개봉했다.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은 지난달 12일,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지난달 19일 개봉했다.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는 지난달 26일부터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중이다.

BL은 웹소설, 웹툰 등으로 사랑받아왔으나 영화로는 여전히 '마니아층을 위한 장르'라는 인상이 강하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엘리멘탈' '바비'처럼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모아왔던 외화나 올여름 텐트폴 영화 첫 주자인 류승완 감독의 '밀수' 등 경쟁작들이 쟁쟁한 상황 속에서 BL 영화들을 선보이기로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터다.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의 관객 수는 7,000명도 넘어서지 못한 상황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2,000명 돌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BL 영화들은 롯데시네마를 통해 빛을 보게 됐다. 롯데시네마 측 관계자는 본지에 "영화의 다양성을 지향하며 관객들에게 더 많은 영화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 편의 영화가 스토리가 풍부하고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정 타깃층을 위한 특별 기획전으로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를 선보이게 됐다고 알렸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각자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던 안도와 미우라가 우연히 서점의 한 코너에서 맞닥뜨리며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포스터에는 앳된 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만 초점은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니다. 미디어캐슬 제공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각자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던 안도와 미우라가 우연히 서점의 한 코너에서 맞닥뜨리며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포스터에는 앳된 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만 초점은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니다. 미디어캐슬 제공

이중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각자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던 안도와 미우라가 우연히 서점의 한 코너에서 맞닥뜨리며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포스터에는 앳된 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만 초점은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니다. 작품은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동성애자이기에 수많은 난관에 부딪힌 소년의 성장을 담는다. 그의 처절한 노력은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기는 동시에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특정 타깃층을 위한 기획전이었으나 BL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 또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지난달 21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를 찾아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을 관람한 한 20대 여성은 본지에 "일본 하이틴 영화인 줄 알고 극장을 찾았는데 보다 보니 BL 장르더라. 걱정했지만 재밌게 봤다. 동성애자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에 앞서 관객들을 만난 BL 영화들도 있다. '사랑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 롯데시네마 기획 상영 전에는 '시맨틱 에러: 더 무비'가 극장가를 찾았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극장판이었다. 마찬가지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비의도적 연애담 스페셜'은 지난 6월 영화관을 찾았다.

다만 영화관에서 BL에 비해 GL(걸스 러브) 코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BL은 드라마에서 성공하면서 확실하게 시장성이 검증됐다. 팬층이 뚜렷하게 있다 보니 그분들을 대상으로 작품이 기획되는 거다. 반면 GL은 BL에 비해 확실한 수요층이 적은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콘텐츠 기획도 GL 쪽은 부진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웹드라마, OTT 드라마 등으로 GL 작품에 대한 수요층이 확인되면 영화 쪽도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방극장에서는 GL 또한 종종 그려지고 있다. tvN '마인'에도, JTBC '알고있지만,'에도 동성애 코드가 담겼다. TV조선 '아씨 두리안'은 더욱 파격적이었다. 시어머니에게 "사랑해요. 며느리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요"라고 고백하는 여성의 모습이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관에는 아직 그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 못한 듯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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