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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끊기는 바다...①목욕물처럼 뜨거워지고 ②대서양 해류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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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표면적의 70%가 넘는 바다의 숨통이 끊어지고 있다. 바다는 열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며 기후 변화에 맞서 왔지만, 지구 온난화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빠르면 2년 안에 지구의 열 순환을 돕는 해류가 멈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지구의 온도 조절 기능이 망가진다는 섬뜩한 경고다. 온난화에 신음하는 바다를 방치하면 기후 재앙에 가속도가 붙을 거란 우려가 잇따른다.
25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이르면 2025년부터 멈추기 시작해 금세기 안에 아예 중단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지난 150년(1870~2020년) 동안 그린란드 남쪽 북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바다는 바닷물의 흐름인 해류에 의해 끊임없이 순환한다. AMOC는 △차갑고 염도가 높아 무거운 탓에 가라앉은 북극 바닷물은 남쪽으로 흐르고 △열대의 따뜻한 바닷물은 바다 표면에 가까운 표층수로 흘러드는 해류 순환 시스템이다. 해수를 순환시킨다는 이유에서 '수중 컨베이어 벨트'로도 불린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컨베이어 벨트가 조만간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 염도가 낮아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해류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해양과학계의 중론이다.
해류의 순환이 멈추면 지구의 온도 조절 기능이 망가진다.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열을 이동시키는 대서양 해류의 흐름이 약해질 경우 북유럽과 북미 지역이 극한 한파에 시달리게 된다. AMOC가 멈춰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게 되는 재앙을 경고한 할리우드 영화 '투모로우'가 머지않은 시점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온난화가 덮친 바다는 연일 온도를 높이며 한계를 시험받고 있다. 스페인 해양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5일 지중해 일평균 해수면 온도는 28.71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직전 최고 기록은 2003년 8월 23일의 28.25도였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과 함께 강력한 엘니뇨(적도 지역의 바닷물 온도 상승 현상)가 덮친 여파다.
미국 플로리다 남부는 해수 온도가 섭씨 38도를 웃돌았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64㎞ 떨어진 매너티 베이의 수온은 지난 24일 38.4도를 찍으며 역대 최고 수온 기록을 썼다. 이를 두고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트위터에 "뜨거운 욕조의 온도나 다름없다"고 썼다.
고온의 바다는 생태계 숨통을 끊는다. 플로리다 해상의 수온 상승은 산호초 폐사로 이어지고 있다. 산호초 폐사의 전 단계인 백화 현상도 심해져 이 지역 산호초는 알록달록한 색깔을 잃고 하얗게 변한 상태다. 미 해양대기청 이안 에녹스 연구원은 "산호초 백화 현상은 플로리다 바다의 일상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지 못하면 2060년까지 지중해 어류 등 해양생물의 20%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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