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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얇고 넓어진 폴더블폰으로 잘파세대 마음 얻겠다" 삼성전자의 첫 안방 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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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서울 강남의 심장 코엑스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 갤럭시Z폴드5의 등장을 알렸다. 이 회사가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를 한국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접을 수 있는(폴더블) 폰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는 '안방' 한국에서 새 제품을 공개하면서 폴더블 원조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뽐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는 삼성전자의 혁신적 기술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실현한 최신작"이라며 신제품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3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갤럭시S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을 선보이면서 그동안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언팩을 열어왔다. 갤럭시 언팩은 삼성전자의 차기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자리를 넘어 모바일 산업의 최신 기술과 앞으로 방향성을 보여주는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이들과 기술 격차를 증명하는 장소로 자신들의 뿌리인 한국을 결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매체 및 업계 관계자 외에 해외 40개 나라에서 온 500여 명의 외신 기자도 참석했다.
이번 갤럭시Z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은 더 커지면서도 얇아져 훨씬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특히 '플렉스 힌지(접힘 부분)' 기술이 들어가 제품을 접었을 때 양쪽 화면이 빈틈없이 딱 붙었다. 그 결과 접히는 주름도 최소화됐다. 이전까지는 'U자형 힌지'를 써서 접었을 때 빈틈이 생겼고 그 틈으로 먼지가 들어와 화면에 손상이 가는 단점이 있었다.
세로로 접는 '갤럭시Z플립5'의 경우 바깥 화면이 3.4인치로 전작인 플립4(1.9인치) 대비 크기가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이에 접은 상태에서도 알림은 물론 통화 내역도 볼 수 있어 폰을 펼치지 않아도 부재중 전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외부에서 '쿼티(QWERTY) 키보드'를 이용해 카카오톡 등 메시지에 응답할 수 있다.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밀면 '삼성페이'가 실행돼 결제와 멤버십 사용도 가능하다. 화면을 펴면 6.7인치로 일반 프리미엄 폰 수준의 크기를 갖췄다.
옆으로 펼치는 형태의 '갤럭시Z폴드5'는 역대 갤럭시Z폴드 시리즈 중 가장 가볍고 얇은 디자인에 배터리 효율이 향상되면서 폴더블폰의 단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두께는 15.8mm에서 13.4mm로 얇아졌으며, 제품 무게도 263g에서 253g로 10g 줄었다. 화면을 폈을 때 볼 수 있는 7.6인치 대화면은 이전 시리즈보다 최대 밝기가 30% 이상 좋아져 햇빛이 내리쬐는 야외에서도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게 돕는다. 접었을 때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는 6.2인치다.
부품 가격 인상 등에 따라 가격은 소폭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폴드4에서는 가격을 동결했다. 갤럭시Z플립5는 256기가바이트(GB), 512GB 모델이 각각 139만9,200원, 152만200원으로 고객들을 만난다. 갤럭시Z폴드5는 256GB, 512GB, 1테라바이트(TB) 모델이 각각 209만7,700원, 221만8,700원, 246만700원이다. 플립의 경우 전작 대비 4만 원, 폴드는 10만 원가량 올랐다. 이번 제품은 다음 달 11일 국내 출시되며, 8월 1~7일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삼성전자가 맞닥뜨린 최근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전 세계 경기 침체로 모바일 기기 수요가 아직까지 되살아나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7,000만 대로 지난해(2022년)와 비교해 3.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시장을 개척한 폴더블폰에서도 경쟁자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부터 최근에는 구글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한때 90%에 이르렀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최근 40%대까지 떨어졌다.
미래의 핵심 소비자가 될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애플 아이폰 쏠림 현상도 걱정스럽다. 한국갤럽의 '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29세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답해 화제가 됐다. 모든 연령으로 넓혀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69%가 삼성전자 제품을 쓴다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새 제품의 흥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이끄는 쌍두마차 중 반도체 사업이 경기 침체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만큼 모바일 사업이 성과를 내서 빈 공간을 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갤럭시Z플립 시리즈는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을 멀리하던 젊은 여성 소비자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디자인 개발 당시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콤팩트 파우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만큼 애초부터 타깃층이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잘파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까지 겸직하면서 디자인 혁신을 외치는 상황이다. 또 잘파세대의 핫플레이스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부산 수영구 광안리에 체험 중심의 공간인 '갤럭시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나섰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는 라이벌 애플의 매장 맞은편에 첫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강남'도 열었다. 이곳 안내 직원의 평균 연령은 29세로 젊은 층 누구나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눈에 띈다.
애플이 공급망 문제로 신제품을 평소보다 한 달 늦은 10월에야 출시한다는 소식도 삼성전자에는 좋은 기회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공개와 출시 일정을 예년보다 2주가량 앞당기면서 출시 초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애플은 17%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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