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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권센터 "해병대 면회 제한 증거 있어...가족 품에서 심리 치료 받아야"

입력
2023.07.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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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소장 MBC 라디오 인터뷰
"심리 상태 안 좋아..말 못하게 하는 건 더 위험"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해병대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해병대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군 인권센터 측이 채수근 상병의 사망을 목격한 후 정신적 충격에 빠진 해병대원들에게 휴가를 제공해 가족의 품에서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채수근 상병 동료 대원들이) 살리지 못했다라는 죄책감 등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도 있어서 (부모님들이) 면회라도 안 되냐 라고 했는데 (해병대로부터) 안 된다라고 거절당했다"며 해병대가 채 상병 동료들의 휴가, 외박, 외출, 면회를 전면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원들의) 심리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 그것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며 "가족의 품으로 청원휴가를 빨리 보내서 적절한 민간병원에서 생존자가 믿고 말할 수 있는 의료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군 인권센터는 전날도 해병대의 휴가 통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병대는 "출타를 통제한 사실이 없고, 오늘(24일) 아침에도 휴가를 정상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해병대 주장에 대해 임 소장은 "저희는 (휴가를 통제한) 증거도 가지고 있다"며 "부모님들이 한두 분이 저희한테 제보하는 게 아니다"라고 재반박했다. 또 24일에도 휴가를 정상 시행했다는 데 대해서는 "그전에 신청한 사람이 나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자 다른 해병대원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자 다른 해병대원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가 제공하는 심리치료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해병대는 채 상병과 함께 지냈던 부대원 중 상담이 필요한 대원들에게 지난 19일부터 정신과 군의관, 의무근무대장, 담당 간호사, 병영생활 상담관 등 5명이 1대 1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소장은 "저희가 최초에 인지했을 때에는 병영생활상담관을 단 한 차례 면담한 것 이외에는 없었다"며 "병영생활상담관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전문가적인 임상 심리를 전공한 분도 있고 안 한 분도 있으며, 갓 전공의 따고 온 저연차 군의관이 과연 (심리치료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근무대장은 의정장교로 의료인이 아니고, 간호사는 정신과 간호사로 연차가 높은 분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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