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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와 전쟁, '식량안보'의 중요성

입력
2023.07.26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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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 아침 밥상에 올라온 식재료 중 절반 이상은 국산이 아니라 수입산입니다."

필자가 농협 신규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의 내용 중 일부다. 이제 막 귀농해 농사에 발을 디딘 농업인은 물론 새롭게 조합원이 된 사람이 교육대상이다. 나름 농업에 대해 이해가 많을 법도 하지만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5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곤 한다.

그렇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4.4%, 곡물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수준은 69.2점에 머물러 있다. 식량안보 종합지수는 이 연구원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한 가용성, 접근성, 활용성, 안정성 등 식량안보 평가 영역을 기반으로 국내 전문가 설문 등을 종합해 만든 평가 지표다. 더 큰 문제는 식량안보 종합지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89.8점을 기록한 이후 식량의 가용성과 안정성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의 먹거리 보장을 위한 안정적인 식량확보, 즉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증하면서 먹거리 불안감이 심화한 까닭이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기상이변은 이제 식량위기를 상수로 인식해야 할 판이다. 최근 충청 이남 지역에 집중된 기록적인 폭우가 이를 잘 말해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작물 침수, 낙과, 유실, 매몰 등 피해 면적은 총 2만7,094㏊에 달한다. 축구장 3만8,000개 면적과 맞먹는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고 태풍 등 후속 피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나라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농업 농촌에 관심을 갖고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올여름,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과 우리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총성 없는 식량전쟁'에 서둘러 대비해야 할 때이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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