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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0% 성장... '불황형 성장'인가 '반등 신호탄'인가

입력
2023.07.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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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0.6%↑... 상반기 목표 달성
한국 경제 버팀목 민간 소비 -0.1%
수출도 줄고, 중국 경기도 불투명

지난달 8일 서울 명동 식당가. 뉴스1

지난달 8일 서울 명동 식당가. 뉴스1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분기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해 '불황형 성장' 우려가 나오지만, 한국은행은 "'부진 완화'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25일 2분기 실질 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속보치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0.3%)보다 상승폭은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 2분기 모두 0.9% 성장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은 0.9%로 잠정 집계됐다. 일단 반년치 목표(0.8%)는 달성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문제는 2분기 들어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는 점이다. 내수의 경우 1분기 역성장을 방어했던 민간 소비가 전분기 대비 0.1%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재화 소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대면 활동과 관계된 서비스(음식·숙박 등) 및 준내구재(의류 등) 소비가 줄었다. 정부 소비는 독감, 코로나19 환자 감소로 건강보험급여 중심으로 1.9% 감소했고, 건설·설비투자도 0.3%, 0.2%씩 감소했다.

1분기 4.5% '깜짝' 반등했던 수출은 석유제품, 운수 서비스 중심으로 1.8% 감소 전환했다. 다만 수입(-4.2%)이 더 크게 줄면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의 GDP 성장기여도도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1.3%포인트로, 마이너스(-) 또는 '0'을 기록한 다른 항목 대비 독보적으로 높았다. 2분기엔 수출이 역성장을 막은 셈이다. 이를 두고 "수입이 더 크게 줄어서 거저 얻은 '불황형 성장'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한은 "민간 소비 및 수입 감소는 '일시적 현상'"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그러나 민간 소비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방역조치 해제로 1분기 대면 활동이 크게 늘어났던 탓에 2분기 소비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데다, 5월 기상 악화까지 겹쳤다는 것이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마이너스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3분기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외식, 개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염병 환자 수 변동으로 3분기 정부 소비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에 대해선 "제조업 반등이 순수출 지표를 개선하고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반도체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자동차 수출이 여전히 호조세고, 반도체 수출도 2분기 들어 증가 전환했다는 이유에서다. 신 국장은 수입 감소폭 확대 역시 "1분기에 원유 수입량이 많아 2분기엔 재고를 소진했다"며 "일시적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연간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3, 4분기 연속 전기 대비 0.7% 성장해야 한다. 전년 대비로는 하반기 성장률이 1.7%를 넘기는 등 이른바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반등)' 흐름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최대 교역국'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영향이 예상보다 더뎌 목표 달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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