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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더 빛난 '질주의 재미'…지중해의 북동풍, 한국서도 강력할까

입력
2023.09.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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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시승기

아날로그 시계를 고수하던 마세라티가 그레칼레 출시부터 적용한 디지털 시계. 김형준 기자

아날로그 시계를 고수하던 마세라티가 그레칼레 출시부터 적용한 디지털 시계.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의 전면부.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의 전면부.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의 상징으로 여겨진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컨트롤 패널 보드)의 아날로그 시계가 디지털로 바뀐 것부터 큰 충격이었다. 옛것을 지켜가며 조금씩 진보해오던 마세라티에도 변화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하는 신호탄 같았다. 마세라티의 첫 전기차 '폴고레'를 배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레칼레 모데나' 얘기다.

최근 서울에서 경기 시흥시 오이도항까지 세 시간 가까이 달리며 그레칼레 모데나의 질주 감성을 한껏 느꼈다. 폴고레에 앞서 국내에 출시된 내연기관 모델 그레칼레 모데나는 혁신과 다목적성,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구현한 차량으로 주목 받았는데 실내 공간감과 편안함이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마세라티 설명은 차량 내부를 찬찬히 살펴만 봐도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스타일리시한 내부 공간, 조명에 한번 더 감탄

차량 시동을 걸고 끌 수 있는 버튼이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장착됐다. 김형준 기자

차량 시동을 걸고 끌 수 있는 버튼이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장착됐다.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내부에 붉은 조명이 비춰지고 있다.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내부에 붉은 조명이 비춰지고 있다. 김형준 기자


문을 열고 차량 내부에 몸을 들일 때는 새로운 스타일의 세계로 들어간 느낌이다. 인테리어 특징은 낮보다 밤에 더 도드라진다. 중앙 디스플레이 뒷면에서 나타나는 빛이 은은히 퍼져 내부를 밝힌다. 자동차 인테리어 최초로 활용된, 이른바 '거실 효과'다.

무엇보다 ①컴포트 ②GT ③스포츠 ④오프로드 모드로 바뀔 때마다 차량 안 조명이 바뀌는 점이 매력적이다. 늦은 밤, 스포츠모드 때 발산되는 붉은 조명에 휩싸여 가속 페달을 밟으니 배기음은 최대치로 으르렁댔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성이 좋아지고 차체가 약간(15㎜ 정도) 낮아져 '질주의 재미'는 더해진다.

모데나 트림 기준으로 길이 4,850㎜, 폭 1,980㎜, 높이 1,665㎜의 넉넉한 크기는 중형 SUV치고도 꽤나 높은 만족감을 준다. 특히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해 차량의 모든 탑승자가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고, 트렁크 또한 535~570리터(L)로 널찍해 골프나 캠핑 등 레저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안성맞춤 차량으로 느껴졌다.



보기 드문 한글 표기 실수는 아쉬움

풍부한 음향을 제공하는 소너스파베르 스피커. 김형준 기자

풍부한 음향을 제공하는 소너스파베르 스피커.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시스템 안내에서 발견된 한글 맞춤법 표기 오류. 김형준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시스템 안내에서 발견된 한글 맞춤법 표기 오류. 김형준 기자



'강력한 지중해의 북동풍'을 뜻하는 그레칼레가 한국에서도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차례.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여 보니 330마력의 힘과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 5.3초의 가속 성능이 꽤나 안정적으로 발휘됐다. 제동 성능도 좋아 밀림이 없었다.

안전성과 운전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기존 모델들에 비해 진보한 모습이 확인됐다. 자율주행 기능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되면서다. ADAS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ADA),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ABSA) 등이 구성됐다. 이탈리아어로 '수작업으로 완성한 소리'라는 의미의 이탈리아 스피커 브랜드 '소너스파베르(Sonus faber)'의 스피커가 총 21개 들어있어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이다.

'SUV 슈퍼카' 시장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포르쉐 카이엔이나 마칸에 비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크게 떨어지지만, 기존 마세라티의 단점으로 꼽혀 온 디지털 편의성이 개선된 점까지 감안하면 국내에서의 경쟁은 어느 정도 갖춘 모습이다. 다만 한국어 안내 표기 오타 등 보기 드문 실수는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날 시승 초반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온도 등을 살피려 하니, '시동을 키고('켜고'의 잘못된 표기) 공조 기능을 사용하세요'라는 안내가 떴다. 럭셔리카에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한글 표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누군가는 쉽게 넘어갈 법한 사소한 실수지만 누군가에게는 정이 뚝 떨어질 수 있는 포인트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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