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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도 우향우 예상... 극우, 정권 참여 가능성 커졌다

입력
2023.07.24 04:10
수정
2023.07.24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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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 국민당 득표율 34%대 전망
연정 필요... 극우 복스 11% 득표율 예상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선거 관리 관계자들이 투표소 폐쇄 뒤 개표를 시작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선거 관리 관계자들이 투표소 폐쇄 뒤 개표를 시작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스페인 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이 1위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스페인 안팎에서는 국민당이 극우 정당인 복스와 힘을 합쳐 연립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공영 RTVE 방송은 23일(현지시간) 총선 직전 시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공개했다. 국민당은 득표율 34.2%로 하원 전체 의석 350석 중 145~150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RTVE는 보도했다. 집권당인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은 득표율 28.9%로 113~11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당이 과반 의석을 가져가지 못하면, 다른 정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유력한 파트너로 복스가 거론된다. 국민당이 공식적으로 '복스와 연립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한 적은 없으나, 국민당과 복스는 최근 최소 25개 도시에서 연정 협정을 맺은 바 있다. RTVE는 복스가 득표율 11.2%을 받아, 24~27석을 확보할 것으로 점쳤다. 복스는 국민당에서 2013년 떨어져 나온 정당으로 2019년 4월 총선에서 24석을 얻어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만약 국민당과 복스가 연립 정부를 구성하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끝난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코 치하 권위주의에 시달린 스페인에선 1978년 민주 헌법 제정 이래 주로 좌파 정권이 이어졌다. 복스는 스페인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는 모두 추방하고, 합법 이민자 또한 범죄를 저지르면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신중지(낙태)에 반대하고, 성소수자도 차별한다.

이미 유럽 다수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이탈리아·핀란드에는 극우 정권이 들어섰고, 스웨덴에서는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2당으로 우뚝 섰다. 다만 스페인 EFE 통신은 누가 정부를 구성하느냐는 복스와 15개 좌파 정당 연합체인 수마르가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TVE에 따르면 수마르는 득표율 13.3%로 28~3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사회노동당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지난 5월 지방선거 패배 후 ‘계획보다 빨리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앞당겨 치러졌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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