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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SBN 한반도 떠나길 기다렸다는 듯...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

입력
2023.07.23 16:30
수정
2023.07.23 19: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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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해상 순항미사일 여러 발 발사
'전승절' 전후 수중드론 등 추가 도발 우려도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21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21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북한이 서해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하면서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한반도에 전개됐던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출항하자 기다렸다는 듯 도발한 것이다. ‘말폭탄’과 실제 미사일 도발을 번갈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전후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22일 오전 4시쯤부터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1발, 19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순항미사일 도발은 지난 3월 22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화살-1형’과 ‘화살-2형’을 각각 2발씩 발사한 후 4개월 만이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의 종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 및 매체들은 23일까지 미사일 발사 사실에 대한 공개 보도는 없었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앞서 꺼내든 화살-1형, 화살-2형 순항미사일에는 전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은 당시 "기종별로 각각 1발씩 설정고도 600m에서의 공중폭발 타격방식을 적용하면서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 믿음성을 다시 한번 검증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미 SSBN 켄터키함 부산 기항 등을 노린 도발로 분석된다. 더욱이 강순남 북한 국방상(우리의 국방부 장관)도 20일 "미 군부 측에 SSBN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상기시킨다"고 위협했다.

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미 전략정찰기를 문제 삼으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10일), 한미 NCG를 거론하며 "핵전쟁 기구"(14일), "확장억제가 강화될수록 위협적인 군사 동맹 체제가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미국)이 바라는 회담 테이블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17일) 등 잇단 엄포를 놓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켄터키함은 21일 부산작전기지를 출항했다.

북한이 오는 27일 전승절을 맞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3월 화살 순항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두 차례에 걸쳐 핵무인수중공격정이라고 주장하는 '해일'의 수중 폭발시험을 진행했다. 3월 28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승절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날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북한 지역은 함경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전승절 당일인 27일 평양 지역 강수 확률은 90%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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