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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맥도널드 "OO중학교 학생 출입금지"... '고객은 신' 일본도 "갑질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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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중학생의 민폐 행위로 인해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고 직원들이 신체에 위험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으로 시립OO중학교 학생들은 본 점포 출입을 금지하겠습니다.”
최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한 맥도널드 점포가 붙인 안내문이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다른 손님과 직원에게 너무 불편을 끼치니 그 학교 학생은 아예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손님은 신’이라고 부르며 직원은 무조건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은 일본에서 이례적인 조치다.
21일 J캐스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 안내문은 한 달여 전부터 이 매장에 게시돼 있었고, 지금까지도 특정 학교 학생에 대한 출입금지 조치는 계속되고 있다. 해당 매장은 학생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인터넷엔 ‘학생들이 가게에 장시간 앉아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매장 밖에서 사온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학교에서 배부한 태블릿을 이용해 매장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모습을 보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학교 부교장은 “학생들이 가게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해서 교사가 현장으로 가 학생을 지도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학교 측은 문제 행위가 계속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매장에 요청했고, 실제로 직원들이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껴 경찰관이 출동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매너를 지키라’고 여러 차례 지도했지만 소용없었다.
특정 학교에 다니는 일부 학생이 불편을 야기했다고 해서 해당 학생뿐 아니라 전체 학생에 대해 출입금지를 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여론은 대부분 매장 측의 대응을 두둔했다. 학생의 민폐 행위도 ‘카스하라’에 해당하며, 매장의 대응은 카스하라로부터 직원이나 다른 손님을 보호하는 대책으로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카스하라란 ‘손님’(customer)과 ‘괴롭힘’(harassment)을 합쳐 만든 일본식 조어다. 카스하라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예전만 해도 ‘손님은 신’이라며 고객에 대한 무한 친절을 강조했던 일본 업체들도 최근엔 직원 보호를 위한 ‘카스하라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아키타현의 한 버스회사는 현지 신문에 ‘손님은 신이 아닙니다. 그 불만, 지나친 것은 아닌가요?’라는 도발적 광고를 실었다. 회사 잘못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등 과도하게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 때문에 운전사들이 고통스러워한다는 내용이었다.
오사카부는 지난해 동물보호관리센터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3시간 넘게 불만을 늘어놓고 욕설을 퍼부은 악성 민원인과 관련, “큰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면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려 달라”고 법원에 청구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일본 후쿠오카현 경찰도 경찰 조직에선 전국 최초로 지난 5월부터 경찰서에서 폭언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운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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