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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만에 그린 강상면 종점안이 실제로 반영"... 양평군도 놀랐다

입력
2023.07.25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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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양평군에 의견조회했던 작년 7월
양평군은 강상면 종점안을 급조해서 제출
의견조회 시점에 도공·용역사가 양평군 방문

국토교통부가 5월 발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용역 착수 보고서에 등장하는 종점부 노선 변경안.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5월 발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용역 착수 보고서에 등장하는 종점부 노선 변경안.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올해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정작 '강상면 종점안'을 하나의 안으로 제시했던 양평군도 놀라워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국토부가 제시한 의견 회신 기간 동안, 한국도로공사와 민간 용역사 관계자들이 양평군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24일 여현정 양평군의원과 양평군에 따르면, 양평군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두고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이달 초에 노선 관련 내용을 여 의원에게 보고했다. 당시 보고에서 양평군 관계자는 “강상면 종점안이 반영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평군이 강상면 종점안을 강하게 밀지도 않았는데, 국토부가 그 안으로 변경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양평군 요청으로 종점부를 강상면으로 바꿨다고 밝혀왔다.

앞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담당한 용역사는 지난해 5월 강상면 종점안을 국토부에 보고했고, 국토부는 지난해 7월 18일 고속도로 노선과 관련한 의견 조회를 양평군 등 관계기관에 요청했다. 이어 양평군은 ①원안(예비타당성조사안)처럼 양서면 종점은 그대로 두고 중간 지점을 아래로 내려 강하나들목(IC)을 설치하는 안을 제1안으로 제시했고, ②강상면 종점안을 급히 만들어 2안으로 제시했다. 양평군은 의견 조회 요청을 받은지 단 8일 만에 이런 안을 국토부에 회송했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1안은 기존 안을 유지하면서 국지도 88호선 교통량도 흡수할 수 있어 1안으로 올렸지만 실제론 2안이 채택됐다"며 "왜 2안으로 선정됐는지 모르겠다”고 여 의원에게 보고했다.

24일 경기 양평군 양평군청 앞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정상 추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24일 경기 양평군 양평군청 앞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정상 추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국토부의 선호가 사전에 양평군에 전달됐을 수 있다는 정황도 나왔다. 국토부가 양평군에 의견 조회를 요청한 지 이틀 후인 지난해 7월 20일, 한국도로공사와 민간 용역사 관계자들이 양평군을 방문해 군 관계자와 노선 협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시 해당 고속도로의 노선도가 담긴 현황판을 가지고 와 최적 노선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현정 의원은 “용역사가 양평군에 의견을 묻기 전부터 이미 강상면 종점안을 검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시 방문 때 이런 방안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양평군이 제시한 노선은 모두 양평 구간에 IC를 두고 위해 실무진이 검토해 만든 것"이라며 "용역사와 짜고 제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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