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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엔 푸바오 생일 광고, 웹툰 주인공 생일 카페…Z세대들은 이렇게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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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태어난 사랑과 기쁨, 행복을 주는 보물들. 생일 축하해."
디시인사이드 푸바오 갤러리
아이돌이나 유명 배우들이나 받는 생일 축하 광고가 경기 용인시 경전철 전대·에버랜드역에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버랜드의 명물 판다 가족. 판다 푸바오와 그 가족들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마련한 광고다. 팬들이 직접 광고를 사서 판다 가족의 생일을 축하했다는 소식에 에버랜드 측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22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푸바오가 아이돌처럼 직접 현장 가서 인증 사진을 찍어 팬들에게 감사 표현은 못한다"며 "하지만 푸바오 인형이 대신 감사드리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려 고마움을 전했다"고 말했다.
아이돌, 배우를 좋아하는 팬덤 문화가 동물, 웹툰 속 주인공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나 동물에게도 서사를 부여하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는 놀이문화가 Z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판다 가족의 생일 광고는 다음 달 11일까지 전대·에버랜드역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삼성역에서 볼 수 있다. 이 광고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푸바오 갤러리' 팬들이 마련했다. 지하철 광고판은 역과 광고판 위치 등에 따라 300만~7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팬들이 광고까지 내걸면서 생일을 축하하는 이유는 푸바오가 곧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푸바오는 20일 세 번째 생일을 맞았는데 삼성물산과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사이에 체결한 협의서에 근거해 네 살이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이언트 판다들은 만 네 살쯤이 되면 사회생활을 시작해 짝을 만나야 한다.
이번 푸바오 생일 역시 성대하게 치러졌다. 매년 에버랜드 측은 판다를 비롯한 동물들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는데 이번 푸바오 생일 이벤트 경쟁률이 역대 최고였다고 한다. 푸바오 생일 초청 이벤트는 80명 모집에 8,000명 지원해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는 다소 생소한 팝업 스토어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소설 기반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의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였다. 이 작품은 4년 차 수험생이던 주인공이 박문대라는 인물에 빙의된 후 인기 아이돌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10대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웹툰의 주인공은 마치 실제 아이돌 같은 팬덤을 확보하면서 개장 첫날인 11일에는 이른바 '오픈런'을 위해 입구에 2,0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더현대 팝업스토어 중 역대급 규모로 앞서 진행된 슬램덩크 팝업 오픈런 800명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2주 동안 총 방문 인원은 1만5,000명으로 집계됐는데 놀라운 건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이 50만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에 연재 중인 '화산귀환'의 팬들은 지난해 10월 10일 주인공 '청명'의 작품 속 생일에 맞춰 '생일 카페' 행사도 열었다. 네이버나 화산귀환 제작사와는 별개로 팬들이 자체적으로 서울 마포구 홍대에 한 카페를 통째로 빌리고 카페 공간을 각자가 만든 캐릭터 카드나 굿즈 등으로 꾸민 것이다. 사흘 동안 진행된 생일 카페를 찾은 인원만 1,000명에 달할 정도다. 10월에도 이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팬들은 벌써부터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도 SNS 등의 공간에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팬덤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에버랜드에서는 푸바오 생일이나 이번에 새로 태어난 푸바오 쌍둥이 동생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시때때로 올린다. 네이버웹툰 및 카카오웹툰은 인기 작품 캐릭터의 생일 축하 광고를 지하철역에 걸거나 캐릭터 이름을 딴 SNS 계정을 운영하는 등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이나 유명 배우도 실존은 한다지만 나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는 없는 만큼 최근 Z세대들은 가상의 캐릭터나 푸바오 같은 동물에게도 팬 활동을 하고 있다"며 "팬심이 강화될수록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팬심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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