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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생사 모르는데, 수색하던 해병대원까지 실종… '엎친 데 덮친' 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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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ㆍ산사태 피해 닷새째인 19일 경북 예천군의 수색 현장 분위기는 이날따라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날 오전까지 실종자 5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었는데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안타까운 소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해병대원이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리한 구조작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일단 당국은 호우특보가 대부분 해제됨에 따라 구조ㆍ수색 작업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시름에 빠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단 1명의 실종자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찾겠다.”
경북도와 경찰, 군 당국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3,630명의 인력과 1,143대의 장비를 투입했다. 전날(1,854명)의 두 배 규모다. 경찰과 소방도 구조견을 30마리에서 50마리로 늘렸다. 지방경찰청과 시ㆍ도 소방본부의 가용 구조견을 사실상 총동원했다.
실종자 2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감천면 벌방리 토사유출 현장 역시 중장비로 쌓인 흙과 돌덩이를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혹시나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중장비를 함부로 투입할 수도 없어, 구조작업은 일일이 사람의 손을 통해 이뤄져야만 했다. 실종 지점과 이어진 석관천과 내성천에서도 경찰과 소방대원 등이 하천 옆 풀숲이나 잔해물, 하천 바닥을 하나하나 탐침봉으로 찔러가며 혹시 놓친 게 없는지 반복해서 살폈다.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부근에서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70대 남성, 오후엔 여성 시신 1구를 각각 수습했다. 이로써 이번 호우로 인한 경북 지역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수색 현장 한쪽에선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쇄도했다. 재해구호협회, 적십자, 지역 자원봉사센터는 물론 잠시 생업을 접고 달려온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진흙투성이 집 안팎을 씻고 치우고 말렸다. 밥차와 세탁차는 물론 이동 목욕차량까지 몰고 와 이재민들을 지원했다. 공공기관이나 자원봉사단체에는 산사태 지역 주민들을 돕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하루 종일 쇄도했다.
백두용(50) 울산 느낌있는교회 목사는 1톤(t) 커피 트럭을 몰고 3시간 30분을 달려 벌방리 수색현장에서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40년 전쯤 폭우로 산사태가 나 집 마당에 집채만 한 바위가 굴러오고, 소 돼지 등 30마리가 떼죽음당한 기억이 떠올라 이번 사고가 남일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실종된 주민과 해병대원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실종자들을 수색하던 도중 급류에 휘말려 실종된 해병대원을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예천군 호명면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 주민 수색 임무를 수행하다 사라졌다. A일병을 포함한 해병대원 6명은 내성천에서 손을 잡고 일렬로 줄지어 한 걸음씩 나아가며 실종자를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째 이어진 비로 물살이 거세고, 바닥에 퇴적물까지 쌓여 발이 푹푹 빠지자 대원들은 물 밖으로 나가기로 했는데 A일병이 급류에 휩쓸렸다. A일병과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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