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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서 급류 휩쓸린 해병대원 구명조끼 '안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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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의 하천에서 집중호우 때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이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가 기본적인 안전장구도 갖추지 않은 채 병사들을 무리하게 급류 속으로 밀어 넣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예천군 호명면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 주민 수색 임무를 수행하다 사라졌다. A일병을 포함한 해병대원 6명은 내성천에서 손을 잡고 일렬로 줄지어 서서 한 걸음씩 나아가며 실종자를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천의 물살이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거셌고, 며칠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바닥에 퇴적물이 쌓여 발이 푹푹 빠지면서 대열은 이내 흐트러졌다. 하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대원들은 물 밖으로 나가기로 했는데 내성천을 빠져나오던 A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이다.
이날 내성천은 수일간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수위가 높고 유속도 빨랐지만 A일병과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게 맞다”며 “왜 착용하지 않았는지는 일단 대원을 찾고 나서 매뉴얼과 현장 상황을 대조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천 주변을 수색하는 위험한 작전에 투입하면서도 기본적인 안전장구인 구명조끼조차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황급히 현장에 달려 온 부모는 오열했다. A일병 아버지는 중대장에게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오고 물살이 셌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이어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며 “구명조끼도 안 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제저녁에 (아들과) 딱 2분 통화했다.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겠네”라는 아버지의 절규가 이어졌다. A일병 어머니 역시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해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는데. 어딨어요. 내 아들”이라며 주저앉았다.
해병대는 예천 지역에 배치됐던 1,600명의 병력 가운데 수해 복구 작전 중인 장병을 제외한 병력을 전부 실종 대원 수색에 투입했다. 소방 당국도 409명의 인원과 차량 17대, 헬기 11대, 드론 12개 등 62대의 장비를 동원해 A일병 수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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