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찾는 부단한 노력들

입력
2023.07.20 00:00
27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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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자본주의의 중요원리로 부상함에 따라,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제품과 기술을 찾는 노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항공산업을 살펴보자. 비행기 연료인 제트유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철도의 77배가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항공업계의 대응이 '지속가능한 항공유'인 SAF(Sustainable Aviation Fuel)다. 이미 2021년 말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100% SAF 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기존 제트유보다 서너 배 비싸지만, 탄소배출을 최대 80% 감소시킨다고 하니, 비용만 해결되면 미래 항공유는 모두 SAF로 대체될 것이다. 이를 놓고, 유럽의 환경단체인 T&E는 제트유에 세금을 부과하고 탄소배출량에 가격을 도입할 경우 SAF와 수소연료를 혼합한 비행기의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행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세금 부과와 탄소가격 도입에 덧붙여 새로운 기술·인프라 투자를 촉진하는 인센티브까지 부과하게 되면, 항공업의 탄소배출량은 더욱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지속가능한 항공유는 제품의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정책과 인센티브의 영역으로 그 논의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로 눈을 돌리면, 올해 3월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모든 신차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독일은 'e-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예외로 규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독일 정부가 자국의 핵심산업인 자동차 업계에 '내연엔진을 생산할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는 시각이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23.6월)는 e-연료 또한 현실을 감안한 '지속가능한 차 연료'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e-연료란 전기로 수소와 탄소를 합성함으로써 생성된 경유, 휘발유, 항공유와 같은 탄화수소연료를 말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획득하고, 탄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에서 얻는데, 이 두 과정이 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기를 통해 이뤄진다면 e-연료 역시 탄소중립적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포르쉐 등 몇몇 기업이 운영하는 공장에서는 풍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며, 양조장의 효모 발효에서 이산화탄소를 얻는다고 한다. 포르쉐의 담당자는 전기자동차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전환과정은 상당할 것이며, 2030년 이후에도 내연차들의 운행이 불가피한데, 이때 e-연료는 필수적 조치라고 덧붙인다. 또한 2020년대 후반에는 재생에너지 잉여분을 활용하여 e-연료를 액체로 변환 후 운반할 수 있으니, 그 활용범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일부 산업에서는 완전한 전기화 전환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때 e-연료와 같은 친환경적 연료가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지속가능한 ○○○를 찾는 노력은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뿐 아니라, 기술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시각 차이, 시장을 둘러싼 정책 영역에서의 논쟁 등 우리가 넘어야 할 문제도 가득할 것이다. 이것까지 지속가능하게 풀어가는 것이 우리의 숙제가 되고 있다. 이때 우리의 대답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가 아닐까.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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