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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 고통 헤집는 정치권 일각의 '재난 정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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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78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집중호우 사태 와중에 여야 정치인들이 또다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과거보단 덜하지만 정쟁에 매몰된 정치인들의 눈에 고통받는 국민들의 모습이 들어오는지 의심스럽다.
윤석열 정부 비판에만 초점을 맞춘 일부 야권 인사들에게 충북 청주 오송 궁평지하차도에서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 14명과 유가족은 안중에 없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의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참사를 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재난 살인”이라고 가세했다가 빈축을 샀다.
공감할 수 없는 언행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는 여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폭우로 전국에 인명·재산 피해가 집중된 15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진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 떼처럼 덤벼든다”며 “(주말 골프는) 십수 년간 내가 했던 원칙”이라고 되레 큰소리쳐 설화를 자초했다. 보다 못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진화해 나섰을 정도다. 궁평지하차도 참사 현장에 갔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사고 현장 도로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견인차 통행을 방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재난 때마다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되는 이유는 진정성 부족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서로를 향한 네 탓 공방에만 몰두하다 보니, 재난 상황도 '정쟁의 장'으로 여기는 고질이 반복되는 셈이다. 정치권은 구태에서 벗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부터 찾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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