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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폭우 중 순방' 윤 대통령·여당 겨냥 "국민은 재난 속 각자도생"

입력
2023.07.17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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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해도 상황 못 바꿔" 대통령실 해명 비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기록적 폭우에 따른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책임을 추궁했다. 피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외 순방 중이었다는 사실을 겨냥해 "정부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재해 한복판에 있을 때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장관도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 안전은 국가가 무한책임'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 자국에서 발생한 홍수로 조기 귀국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순방 일정을 연기해 우크라이나를 찾은 윤 대통령과 비교하며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정부가 없는 재난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이 발끈한 것은 우크라이나 방문 배경을 설명한 대통령실 해명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폴란드 순방을 동행한 기자단에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발언을 거론하며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상식적이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며 "일단 수해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지만 앞으로 국회에서 발언의 경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지하차도는 이번 폭우로 침수돼 다수의 인명 피해가 난 곳(오송지하차도)으로, 대통령 공세를 위해 폭우 피해를 활용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에선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막말"이라며 "대통령 비난에 국민적 참사를 이용한 김 의원은 국민대표 자격도 없다"고 맹공했다. 이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대러시아 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하려던 마음이 앞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라며 사과했다.

이재명 대표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수재 피해 복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책임과 원인에 관한 문제는 좀 신중하게 천천히 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위에서도 "국난 극복에 정부가 그리고 정치권이 모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송지하차도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18일엔 전북 익산 수해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허유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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