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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9명 사망... 허술한 통제가 낳은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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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쏟아진 폭우에 전국에서 산사태와 침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인명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선 궁평2지하차도 침수로 16일 오후 11시 기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지하차도 침수 몇 시간 전부터 홍수경보가 발령되고 주변 통제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식 집계한 집중호우 사망·실종자는 이날 오후 11시까지 총 45명이다. 사망자는 36명(경북 19명, 충북 12명, 충남 4명, 세종 1명), 실종자는 9명(경북 8명, 부산 1명)으로 집계됐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경북 산사태 구조 상황에 따라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중호우는 충청과 경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줬다. 전날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는 며칠 내 이어진 비로 인근 미호강 제방이 붕괴돼 물이 차도에 들어차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9명이 구조됐으나, 전날 1명이 숨진 채 발견된 후 이날 버스 탑승객 8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은 11명의 실종신고를 접수했지만, 각 차량 탑승자 수를 정확히 집계할 수 없어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변 주민들은 이 사고가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지는 폭우에도 공사 현장의 제방 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계 기관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4시간 전인 전날 오전 4시 10분에 이미 홍수경보가 발령됐으나,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충북도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 역시 위험상황을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통보받았음에도 교통통제조차 하지 않았다.
경북에선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다. 쏟아져 내려온 토사에 마을 하나가 순식간에 휩쓸리는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예천군에서만 9명이 사망했다. 영주시에서는 4명, 봉화군에서 4명, 문경시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북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이어져 주민 1,563명이 이날 오후까지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우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현장 등에서 시신이 지속적으로 수습되면서, 사망·실종자 수는 2020년 폭우(46명) 당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호우와 태풍으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등이 일어나 78명이 사망·실종된 후 가장 큰 규모다.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예보돼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기상청은 "각종 재해와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며 "야영을 자제하고 강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출입 자제,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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