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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도 없는 미야자키 하야오 최신작... '무홍보' 개봉 첫날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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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14일 도쿄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지브리는 이례적으로 예고편 영상조차 만들지 않았고, 간략한 줄거리나 주인공 이름 등 사전 정보도 전혀 공개하지 않아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개봉 첫날을 손꼽아 기다려 관람한 현지 팬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역시 대단하다" "다시 보고 싶은 걸작"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사전 공개된 정보는 포스터 한 장뿐이었다. NHK와 인터뷰한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는 "내가 확립한 기존의 애니메이션 홍보 방식과는 전혀 다른, 도박이나 다름없는 방식"이라며 관객이 아무런 선입견 없이 영화를 관람해 주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흥행한 후 한국과 중국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모은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사전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러 간 이들의 입소문과 다회차 관람을 통해 큰 흥행을 이뤄냈다. 하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미 원작 만화를 통해 전체적인 줄거리나 캐릭터가 대부분 알려져 있었다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정보를 철저하게 차단한 지브리의 전략은 오히려 입소문 확산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개봉 후 많은 이들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소감을 적었으나, 혹시나 줄거리가 조금이라도 드러날까 봐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TV는 자료로 사용할 영상이 없어 비중 있게 소개하는 것이 힘들다. 이 때문에 개봉 전날 트위터에선 "홍보를 워낙 안 해서 내일 개봉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글이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한 영화평론가는 기자나 평론가도 기사 또는 비평에서 어디까지 영화 내용을 공개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온라인판은 이례적으로 영화 줄거리를 상세히 소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으나, 대부분 매체는 줄거리 공개를 극히 꺼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쿄대공습 때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이 다른 세계로 가는 판타지물" 정도로 짧게 소개하거나, 아예 '노 스포일러 리뷰'라는 제목으로 줄거리를 소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영화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면 홍보와 무관하게 흥행할 수 있다. 그러나 관객의 의견은 엇갈린다. 개봉 첫날 NHK 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은 "작품을 보고 미야자키 감독이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열의를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20대 남성은 "내용 전개를 파악하기 힘든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선 "대단한 걸작"이라는 호평과 함께 "작품성과 상업성의 균형을 추구했던 예전 작품과 달리 작품성에만 치중한 것 같다" "한 번 봐선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례 없는 '무홍보 전략'을 택한 미야자키 감독 최후의 역작이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 해외의 지브리 팬들도 궁금해하고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이맥스(IMAX)용으로도 제작된 이 영화는 당분간 일본에서만 상영되며, 가을 이후에야 북미 등 해외에서 순차 개봉될 전망이다. 한국 개봉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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