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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 양상, 아형(亞形)뿐만 아니라 수술 후 시기 따라 '각양각색'

입력
2023.07.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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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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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 양상은 유방암 아형(亞形ㆍsubtype)마다 다르다고 알려진 가운데 호르몬 수용체 양성(+)과 음성(-) 유방암뿐만 아니라 국소ㆍ구역ㆍ나이에 따라서도 재발 패턴이 크게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한별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와과 교수와 천종호 서울시 보라매병원 외과 교수 연구팀이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만6,462명을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4가지 유방암 아형에 따른 국소·구역 재발 양상을 분석한 결과다.

유방암 환자는 2만4,806명(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으로, 전체 여성 암의 21.1%로로 여성암 1위다. 다른 암보다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고 유병률이 높기에 유방암 치료 후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Ki-67(세포 안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호르몬 수용체 양성(+)ㆍHER2 양성(+) 유방암’, ‘호르몬 수용체 양성(+)ㆍHER2 음성(-) 유방암’, ‘호르몬 수용체 음성(-)ㆍHER2 양성(+) 유방암, 2가지 호르몬과 HER2 모두 갖고 있지 않은 ‘삼중 음성(-) 유방암’ 등 4가지 아형(亞形)으로 나뉜다.

HER2는 사람 상피세포 증식 인자 수용체 2형(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type2)의 약자다.

이들 4가지 유방암 아형 가운데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HER2 양성, 삼중 음성)은 초기에 재발률이 높지만 2~3년 뒤 확연히 감소한다.

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ㆍHER2 양성)일 경우엔 재발률은 낮지만 10년 이상 유지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유방암 재발 양상은 전신 원격 전이까지 포함한 것으로, 유방 내 재발(국소 재발) 혹은 림프절을 포함한 유방 근처 부위에 발생하는 재발(구역 재발) 양상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유방암 아형별 연간 재발 발생 패턴. 서울대병원 제공

유방암 아형별 연간 재발 발생 패턴.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만6,462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아형에 따라 △같은 쪽 유방 내 재발 △구역 재발 △다른 쪽 유방 내 재발로 나눠 73.7개월간 추적 관찰해 후향적으로 재발률 및 연간 발생 패턴을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1만75명(61.2%)이었으며, HER2 양성 유방암은 1,908명(11.6%), 삼중 음성 유방암은 2,633명(16.0%),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양성 유방암은 1,846명(11.2%)이었다.

분석 결과, 10년째 같은 쪽 유방 내 재발률은 4.1%였으며, 구역 재발률은 3.9%, 다른 쪽 유방 재발률은 3.5%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대병원의 치료 결과는 이전 다른 연구들에서 보고된 국소 및 구역 재발률(5~15%)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할 만한 수치다.

같은 쪽 유방 내 재발률은 10년간 HER2 양성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가장 높았고, 삼중 음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양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으로 나타났다.

특히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 음성 유방암은 수술 후 1~3년째에 재발률이 높았다가 감소한 후 6~7년째에 다시 약간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 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10년간 비슷한 재발률을 보였다.

구역 재발의 경우 삼중 음성, HER2 양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양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 순으로 재발률이 높았다.

삼중 음성 및 HER2 양성 유방암은 수술 후 1~2년째 구역 재발률을 매우 보였다가 급감했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큰 변화 없이 재발률이 낮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수술 5년 뒤에는 유방암 아형 간에 구역 재발률 차이는 없었다.

다른 쪽 유방 내 재발률은 4가지 아형 모두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했으며, 삼중 음성 유방암이 다른 아형 유방암보다 재발률이 높았다.

이는 다른 쪽 유방암 재발을 더 많이 일으키는 BRCA 유전자(BReast CAncer gene)가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ER2 양성 유방암 및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재발률은 비슷했다.

추가적으로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는 40세 이상 환자보다 국소·구역 재발률이 더 높았고, 아형 간 치료 후 시간에 따른 재발률 변화 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천종호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유방 내 혹은 유방 근처에 재발하면 조기에 치료할수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유방 추적 관찰 전략이 필요하다”며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이라면 수술 직후 초기 1~3년에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만큼 조금 더 적극적인 유방 검진을 권한다”고 했다.

이한별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재발률을 걱정해 아형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6개월마다 빈번한 유방 추적 검사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환자 나이와 유방암 병기 및 아형을 고려해 권고하는 환자 맞춤형 추적 관찰 원칙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 IF=16.9)’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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