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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치고 갑자기 쓰러진 고려대생, 6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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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시험을 치르고 갑자기 쓰러진 20대 대학생이 환자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숨을 거뒀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뇌사 상태였던 고려대 기계공학과 재학생 이주용(24)씨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신장, 췌장, 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하고 이날 세상을 떠났다.
군 제대 후 4학년으로 복학한 이씨는 지난달 17일 기말고사를 치르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식사 후 방으로 들어가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2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이씨가 다시 깨어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꿈 많던 이씨가 어디에선가라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양가에서 첫째 손주로 태어난 이씨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씨는 조부모를 자주 찾아가는 등 살가운 손주였다. 가족들은 "(주용이의) 외할머니가 오랜 기간 신장 투석을 받고 있어서 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며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밝고 재밌는 성격으로 친구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깅과 자전거 등 운동을 좋아했고, 구리시 교향악단과 고려대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할 정도로 음악에도 재능이 있었다. 성적도 우수했다. 그가 6명을 살리고 숨을 거두던 날에는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선정됐다는 학교 측의 안내 문자가 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족들과 지인들이 이씨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가족들은 이씨와 병상에서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었다. 이씨의 어머니는 "엄마가 못 지켜줘서 미안하다"며 "(장기기증은) 네가 원했을 거라고 생각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매일 아침 방에서 잠들어 있을 것 같고, 여전히 함께 있는 것 같다"며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사랑해 주용아"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씨의 지인 20여 명도 병실을 찾아 그의 마지막을 지켰다.
조아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인이 깊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사랑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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