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 있으면 사망률 22% 줄어들어

중환자실 모습. 대한중환자의학회 제공

병원 중환자실에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있으면 중환자 사망률이 22% 정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환자 전담 전문의는 중환자 의학 전문의가 주 5일 이상 평일 낮에 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의사를 말한다.

중환자 전담 전문의는 중환자 상태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과 치료 방향성을 신속히 결정할 수 있어 2009년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처음으로 전담 전문의 제도와 양성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전담 전문의가 1,774명(2022년 기준)이 있다.

2020년 국내 중환자실 적정성 3차 평가에 따르면 전담 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는 평균 22.2병상으로, 미국에서 권고하는 7.5병상보다 3배 정도 많다.

이에 송인애ㆍ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6~2021년 중환자실에 입원한 114만7,493명과 2020년 10월~2021년 12월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1만3,10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에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추가한 것은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상황에서 전담 전문의의 중요성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연구팀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산소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1급)부터 승압제(昇壓劑) 사용 및 투석(透析) 또는 에크모(ECMO) 사용이 필요한 환자(6급)와 급성 호흡곤란증후군(ARDS) 진단까지 나눠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담 전문의에게서 치료받은 중환자 비율은 2016~2019년은 42%, 2020~2021년은 20.2%였다.

전담 전문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중환자실 내 사망률은 전담 전문의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22% 감소했으며, 1년 이내 사망률은 15% 감소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 사망률은 평균 28%까지 낮아졌으며, 특히 질병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은 급성 호흡곤란증후군환자 사망률은 36% 감소했다.

연구 결과에 따라 중환자실 환자의 단ㆍ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전담 전문의 인력 확충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며,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상황에서 더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탁규 교수는 “전담 전문의는 환자 평가 및 치료 방향에 대한 전문가적인 조언을 골든타임 내 제공하기에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중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전담 전문의 고용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중환자 진료는 요즘 젊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필수 의료의 하나로 과도한 업무와 소송 위험으로 전담 전문의가 되고자 하는 의사가 갈수록 줄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