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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안이냐, 국토부안이냐... '백지화 분노' 양평에선 노선 논란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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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로 가는 노선(예비타당성조사안)은 대다수 양평 사람들에겐 크게 효과가 없어요."
요즘 양평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고속도로 얘기부터 시작한다. 10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1리에서 만난 유모(76)씨도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에 관심이 높았다.
노인회장인 그는 강상면이 종점이었던 국토교통부 대안이 무산된 것에 불만이 많은 눈치였다. 양서면이 종점이 되는 예타안(원안)은 서울에서 두물머리(남한강·북한강 합수지점) 쪽으로 가는 사람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양평읍·용문면·강상면 등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의 주민들에겐 큰 효과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10일과 11일 한국일보가 강상면에서 만난 여러 주민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를 두고 "정치를 떠나 우리 군민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주말에 서울까지 가려면 차로 두세 시간이 걸리는데, 예타안 노선대로 고속도로가 생겨봐야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강상면(지난달 기준 인구 1만237명)의 종점은 양평읍(3만3,314명), 용문면(1만7,910명), 개군면(5,194명)과 가깝다. 이들 읍·면의 인구는 양평군 전체 인구(12만3,108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들은 왜 국토부 대안을 더 선호한다고 말하는 걸까. 현재 서울에서 양평을 오가려면 6번 국도를 타야 한다. 서울 잠실역에서 출발한다면 올림픽대로를 계속 타다가 팔당대교를 넘어 만나는 도로가 바로 6번 국도다. 그러나 이 도로는 주말마다 두물머리와 그 일대 식당·카페를 향하는 차량 행렬로 몸살을 앓는다. 양평 사람들이 주말에 서울을 오가려면 이 나들이 차량을 피해 가기 어렵다. 만약 예타안대로 양서면에 종점이 생긴다면, 양평읍이나 강상면 사람들은 서울에 갈 때 6번 국도를 타고 양평 나들목(IC·옥천면)으로 들어가 양평 분기점(종점·양서면)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타는 복잡한 경로를 택해야 한다. 강상면 주민 신모(65)씨는 "지금도 서울 가는 6번 국도를 타려고 양근대교(길이 800m)를 건너려면 막힐 땐 15~20분이나 걸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강상면 일대 주민들은 두물머리를 거치치 않고 양평읍(강상면의 강 바로 건너) 가까이 바로 들어오는 대안을 더 선호한다고 말한다. 예타안 노선이 지나치게 서쪽에 치우쳐 있어, 양평읍(군 중앙)이나 동부 지역(용문·단월·지평·청운·양동면) 사람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양서면에 종점을 설치하면 양서면(인구 1만3,985명)이나 옥천면(8,227명) 정도만 혜택을 보지만 양평읍·용문면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이 소외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토부 자료를 봐도 예타안의 일평균 교통량이 1만5,800대인 데 반해, 국토부 대안의 일평균 교통량은 2만2,300대에 이른다.
다만 예타안에서 종점 예정지였던 양서면 일대 주민들은 강상면 쪽으로 노선을 옮기는 국토부 대안에 반감이 크다. 고속도로 건설 목적 자체가 두물머리 일대 6번 국도 정체 해소를 위한 것이었고, 그래서 예타안대로 만들기로 해 놓고 이제 와서 강상면 종점안이 더 유리하다고 딴소리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양서면 주민은 "양평 군민 전체가 원안으로 예타가 통과되자 현수막으로 환영한다고 도배를 할 때를 기억한다"며 "두물머리 때문에 교통 몸살을 가장 심하게 앓는 게 양서면인데, 아무런 대안도 없이 종점을 옮겼다가, 이제는 아예 취소를 한다고 하니 어쩌란 말이냐"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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