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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지켜라" 카카오엔터, 불법 웹툰·웹소설 7개월 동안 1,420만 건 차단

입력
2023.07.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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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불법유통 대응 백서 발간

태국의 한 웹툰·웹소설 불법유통 사이트에서 유료 VIP 구독 시스템을 소개하는 모습.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태국의 한 웹툰·웹소설 불법유통 사이트에서 유료 VIP 구독 시스템을 소개하는 모습.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태국의 한 인터넷사이트. 메인 화면 상단의 도박 광고만 눈에 띄지만 알고 보면 한국의 웹소설·웹툰을 은밀하게 불법 유통하는 곳이다. 최근 이런 불법유통 사이트에서 'VIP 구독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월 300바트(약 1만1,000원)만 지불하면 한국에서 인기 있는 웹툰과 웹소설을 불법으로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기술 발달로 인공지능(AI) 번역 등이 활발해지면서 웹툰·웹소설과 같은 K콘텐츠의 글로벌 불법 유통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직접 웹툰·웹소설의 불법유통 경로를 찾아 차단·삭제 조치하는 등 저작권 보호를 위해 팔을 걷었다.

카카오엔터가 11일 발간한 '3차 불법유통 대응 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불법유통 대응 조직 피콕(P.Cok)팀은 지난해 11월~올해 5월 전 세계 주요 검색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법 웹툰·웹소설 1,420만 건을 차단했다. 이는 피콕팀이 지난해 4∼11월 단속한 667만 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글로벌 불법유통 대응 전담팀인 피콕팀을 처음 만들었다. 글로벌 불법 사이트와 커뮤니티에 직접 경고장을 보내거나 불법 사이트를 추적해 웹툰·웹소설 불법물을 삭제하기 위해서다.

실제 웹툰·웹소설 소비 시장이 커지면서 불법유통 방식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불법유통 그룹이 한국어 번역가를 모집하고 웹툰 이미지 파일 추출과 번역, 이미지 작업을 나눠 공동 작업하는 등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불법유통 사이트에서 특정 암호를 대거나 매일 출석 인증을 해야 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해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실정이다.

카카오엔터 피콕팀은 검색 엔진과 소셜미디어, 영상 플랫폼, 채팅 플랫폼, 클라우드 플랫폼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폐쇄적 커뮤니티에도 잠입해 불법물을 단속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지식재산권(IP)을 무단으로 활용한 캐릭터 상품이나 단행본 등 2차적 저작물도 단속한다. 또한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저작권 보호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피콕팀을 이끄는 이호준 카카오엔터 법무실장은 "불법물 단속 체계를 꾸준히 고도화해 창작 시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글로벌 불법물을 뿌리 뽑고 창작자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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