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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 사령관 초유의 공석...'임신중지 반대' 공화당 의원 몽니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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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위급 군사회의인 합동참모회의(합참) 멤버인 미군 해병대 사령관이 164년 만에 공석이 됐다. 국방부가 여성 군인의 임신중지(낙태)를 지원하는 것에 반발한 공화당이 군 인사안의 의회 인준을 막아선 탓이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군참모총장이 다음 달부터 줄줄이 퇴역하는 만큼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이 4년 임기를 마치고 이날 퇴임했으나 후임자는 임명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임으로 지명한 에릭 스미스 부사령관의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병대 사령관이 공석인 것은 1859년 당시 사령관이 재임 중 사망한 후 164년 만에 처음이다.
초유의 상황을 주도한 건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토미 튜버빌(공화당·앨라배마주) 의원이다. 그는 국방부의 임신중지 지원 정책을 비판하며 지난 3월 이후 군 인사안의 인준을 저지했다.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헌법상 임신중지권을 폐기하자 국방부는 지난 2월 "임신중지를 원하는 군인에게 여행 경비를 지급하고 휴가를 주겠다"는 지침을 내놨다. 임신중지 수술이 금지된 주에 거주하는 군인이 임신중지가 합법인 주로 이동하는 것을 돕겠다는 취지다. 임신중지에 반대하는 튜버빌 의원은 "국방부가 세금 사용을 제한하는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인준 권한을 무기로 쓰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다음 달에는 제임스 맥콘빌 육군참모총장, 마이크 길데이 해군참모총장이 은퇴하고, 오는 10월 초에는 밀리 합참의장이 옷을 벗는다. 8명인 합참 멤버의 절반이 빈자리가 되는 셈이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상원의 인사 인준이 필요한) 유능한 군 지휘부 265명이 튜버빌 의원에게 발목 잡혀 있다"며 "전례 없는 인사 지연이 계속되면 군의 전투 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CNN방송은 연말까지 600명 이상의 군 인사가 지연될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맥스 부트 미 외교관계위원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강성 공화당 지지자들이 문화 전쟁에 전념하면서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며 "군인 후보 수백 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튜버빌 의원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직격했다. 튜버빌 의원은 지난달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상원 투표에 불참하면서 당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튜버빌 의원은 강경하다. 그는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준 지연으로 인한) 군사 안보 우려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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