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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남는 건 물장사?" 편의점들 생숫값 올리며 반값 할인에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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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6월) 생수 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생수 한 병당 100~300원대로 가격을 낮춘 할인 프로모션으로 민심 잡기에 나섰다. 가격 상승 폭이 높은 식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면서 가성비 높은 장보기 채널로서 편의점을 돋보이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비자 가격을 올려놓고 반짝 할인 카드를 꺼낸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생수 소비자물가지수는 112.09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올랐다. 2012년 6월(11.6%)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수 물가는 1월 0.4%에서 2월 7.3%, 3월 10.1%, 4월 10.2%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5월(9.3%) 오름 폭이 주춤했다가 6월(10.8%) 다시 뛰어올랐다.
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줄줄이 올린 출고가가 차츰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물가가 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 아이시스 출고가를 평균 8.4%, 제주개발공사는 2월 제주삼다수의 출고가를 평균 9.8% 올렸다. 해태htb도 올 초 강원평창수의 출고가를 용량에 따라 7~7.9% 인상했다.
생수는 음료처럼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식품 대비 원재룟값 변동 폭이 크지는 않다. 그럼에도 값이 오르는 이유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물류비와 인건비를 꼽는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생수가 배에 실려서 육지로 가기 때문에 유통 과정이 길어 물류비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유류비, 인건비가 오르니 물류비도 폭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수 공장들은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서 깨끗한 물을 끌어와야 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며 "도심에서 가까운 음료 공장과 달리 물류비가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편의점들은 '반짝 할인'에 나섰다. 편의점 CU는 12일부터 60만 개 한정으로 '아이시스' 2L 생수 6개 번들 상품을 약 45% 할인된 2,000원에 선보인다. 생수 한 병당 약 334원에 파는 셈이다. 세븐일레븐도 7~11일 900원짜리 '풀무원워터루틴'을 100만 개 한정으로 할인가 1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편의점이 최근 가격을 올려놓고 미끼상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편의점은 출고가 인상에 따라 제주삼다수와 아이시스 500㎖ 용량 상품을 950원에서 1,100원으로 올렸다.
특히 편의점이 생수를 팔아 얻는 마진율이 50~60%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선이 따갑다. 제조업체가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상품에 표시하는 '권장 소비자 가격'과 달리 생수는 판매자인 유통업체가 가격을 정해 판매하는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택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500㎖ 용량 상품이 450~500원에 판매 중인데 편의점은 두 배 이상 가격을 높이고 마진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대형 기업의 제품은 30%, 중소 기업의 제품은 50~60%까지 마진이 남는다"며 "흔히들 남는 건 물장사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편의점은 "출고가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가 올랐는데도 가격을 동결하면 점주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할인 행사는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라도 최대한 물가를 낮추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생수를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면서 모객 효과를 누리고 장보기 채널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게 편의점의 전략이다. 세븐일레븐은 생수 할인 기간 계란도 함께 반값에 내놓으며 추가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는 소비자가 평소 저장 소비하는 필수품이라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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