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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전하면 日에 음용수 권고를"... 면전 비판에 그로시 '한숨'

입력
2023.07.09 18:30
수정
2023.07.09 18:5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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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면전서 "중립·객관성 상실한 결론"
그로시 원론적 답변 속 당황한 듯 한숨도
국민의힘 "IAEA 부정하는 집단은 야당뿐"

라파엘 그로시(오른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국회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한호 기자

라파엘 그로시(오른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국회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간 면담이 9일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강도 높은 비판과 대안 제시로 압박했지만, 그로시 사무총장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IAEA 검증 결과를 부정하는 집단은 우리나라 야권뿐"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대책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공개 발언에서부터 "한국도 IAEA 회원국으로서 IAEA를 존중한다"면서도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방류 저지를 위해 2주째 단식 중인 우원식 의원은 비판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우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밝힌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확신하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그 물을 버리지 말고 음용수로 쓰라고 권고할 의사는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IAEA 보고서는)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결론이라는 게 저희들 판단"이라고 부연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의 면담 도중에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뉴스1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의 면담 도중에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뉴스1


그로시 "방류 검토 위해 수십 년 日 상주할 것"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에 "IAEA가 도출한 결론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우려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며 "IAEA는 일본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검토하기 위해서 수년, 수십 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로시 총장은 면전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자, 당황스러운 듯 안경을 벗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면담에서 IAEA 측에 ①해양 방류 외 추가 대안 검토 ②방류 일정 연기 ③IAEA 외 다른 국제기구와의 협력 등을 제안했으나 기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①, ②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며 "일본에 상주하겠다고 밝혔지만 방류 전 추가 안전성 검토를 요구한 우리 요청과 다른 취지의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면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국회를 빠져나갔다. 다만 IAEA는 면담 후 민주당이 지난달 요청한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전달했다. 당은 이를 검토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면담이 진행 중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면담이 진행 중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IAEA 검증 부정하는 건 우리 야당뿐"

국민의힘은 이번 면담을 '국제적 망신'이라고 규정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IAEA 검증 결과를 부정하는 집단은 우리나라 야권뿐"이라며 "민주당은 우리 어민들을 눈물 흘리게 하고 한숨짓게 하는 비과학적 선동을 제발 멈춰 달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IAEA와 싸우고 과학과 싸우는 무모한 괴담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이쯤에서 출구를 찾아라. 괴담의 편이 아니라 과학의 편에 서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을 끝으로 2박 3일간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7일 입국한 그는 8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등을 만나 최종보고서를 설명했고, 각종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현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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