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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하는 첫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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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대학 진학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큰 몫의 돈이 들어가는 시기이며, 사회적 격차를 키우는 결정적 허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대학 등록금이 무료인 유럽 국가들은 한국 부모들에게 ‘유토피아’로 여겨지곤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도시가 등장했다. 경남 통영시가 올해 하반기부터 대학 등록금 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통영시는 하반기 대학 4학년부터 등록금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대학 3~4학년, 2025년에는 대학 2~4학년, 2026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통영시 출생 및 초·중·고교 졸업 유무에 따라 30~100% 차등 지급된다. 국가장학금 등을 받는다면 그 장학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본인부담액을 지원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만 35세 이하로 학기당 12학점 이상, 평균 C학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 이 정책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천영기 통영시장은 미국의 한 도시를 벤치마킹했다. 그는 “미국 미시간의 작은 도시 캘러머주(Kalamazoo)는 파격적인 대학 등록금 지원으로 인구 유입, 지역인재 양성,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2005년 말, 익명의 독지가들이 모인 그룹에서 미시간주의 캘러머주 교육청에 2억 달러를 기부했고, 교육청은 이 돈으로 주민 자녀의 대학 등록금 지원을 시작했던 사례이다.
□ 한국에서도 이미 강원의 일부 군지역에서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지자체들의 대학 등록금 지원은 ‘원하는 누구나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에서 출발했다기보다, 지역 출생률을 높이고 인구 유출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출생률, 인구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라질 제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 지원(혹은 대학 무상 교육)’을 인구나 출생률 정책의 범주로만 묶어두긴 아깝다. 여느 가난한 고학생에게 행복을 주고, 경제력에 따른 기회의 격차를 줄인다는 점에서 각 지자체와 국가가 궁극적으로 꿈꿔야 할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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