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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무총장 "방류수 문제 없다면 수산물 오염도 없다"

입력
2023.07.08 13:32
수정
2023.07.09 19: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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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인터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뒤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한국일보에 "물(오염수)이 안전하게 처리돼 방류된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오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전날 입국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해역의 수산물과 바다 밑 퇴적물에 대한 점검은 장기간 진행돼 왔다"면서 "매우 드물게 근해에 서식하는 몇몇 종류의 어류에서 높은 방사능 수치가 검출되긴 하지만, 물이 안전하게 처리돼 방류된다면 (수산물) 오염도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인터뷰 내내 오염수를 '물(water)'이라고 칭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수 방류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후쿠시마 어민들의 목소리도 오염수의 안전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 후쿠시마 어업협회와도 만남을 가졌다. 어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과학'(Science)이 아니라 '평판'(reputation)"이라고 말했다. 일본 어민들은 안전성 여부를 과학적으로 따지려는 게 아니라 오염수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오명을 쓸까 봐" 우려한다는 의미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에 머물던 5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찾아 오염수 수조에서 자라는 물고기에 사료를 주고 있다. 전날 그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전달했다. 후쿠시마 AP=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에 머물던 5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찾아 오염수 수조에서 자라는 물고기에 사료를 주고 있다. 전날 그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전달했다. 후쿠시마 AP=연합뉴스

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그대로 계획을 '승인'해줬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IAEA는 물 처리 방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물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지만,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를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오염수 안전성 관련) 분석이 국제 규범을 따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IAEA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뒤 2, 3차 시료(K4 이외 저장탱크, 해양 생물과 퇴적물 등) 분석 결과 등이 담기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서도 그로시 총장은 "보고서는 물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IAEA)가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서 점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윤서영 인턴기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윤서영 인턴기자

IAEA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을 그로시 총장은 적극 반박했다. IAEA를 원자력 이용을 촉구하는 이익단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그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원자력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IAEA의 임무 중 하나가 핵의 안전한 이용을 점검하는 것이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에너지 이용은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오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가진 뒤 9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방류를 우려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내가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떤 질문이든 다 받을 것이고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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