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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물질 필터 결함 반복 발생 확인… 정화 성능에 영향은 없어” [Q&A]

입력
2023.07.07 15:30
수정
2023.07.07 15:39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계획 정부 검증결과 문답

정부가 7일 내놓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에 대해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안전과 보호의) 최적화와 개인 피폭선량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고 밝혔다. 각종 방사성 물질이 계획대로 배출되는지, 피폭선량 한도와 차이가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보수적 관점에서 분석했다는 것이다. 보고서 주요 내용과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한 정부 설명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ALPS 고장 2번 성능에도 영향... 조치 후엔 재발 없어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이날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이날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설비(ALPS)의 성능은 충분한가.

“ALPS의 입·출구, ALPS를 1·2차례 거친 오염수가 저장된 탱크에서 측정된 방사성 물질 농도를 분석한 결과 2019년 5월 이후 배출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 ALPS의 핵심인 필터(흡착재)는 방사성 물질의 90% 이상을 제거하는 성능을 보였다. 정화가 어려웠던 요오드129도 2019년 5월 이후 기준 이내 배출이 확인됐다. 다만 흡착재는 주기적으로 교체돼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의 ALPS 검증이 미흡하다는데.

“ALPS 성능은 IAEA가 2020년 이미 검토해 당시 보고서를 발간했기 때문에 최종 보고서엔 상세히 기술하지 않았다. 우리 검증에선 ALPS가 고장 나 정화 성능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2건 확인됐다. 조치 후 재발하진 않았고, 설사 고장 상태로 가동해도 배출기준 초과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나가진 않는 시스템이다. ALPS의 필터 결함이나 부식, 누설 등이 반복해서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정화 성능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일부 방사성 물질이 걸러지지 않은 채 방출될 가능성은 없나.

“ALPS를 여러 차례 거친 오염수를 탱크(K4)에 모은 다음 총 69가지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 이내인지 다시 확인하고 방출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ALPS 입·출구에선 현재 이 중 64가지만 농도를 측정하는데, 나머지 5가지에 대해서도 연 1회 측정이 필요하다고 일본에 권고할 예정이다.”

-삼중수소는 ALPS가 못 거르는데 걱정 안 해도 되나.

“삼중수소가 최대 농도(리터당 100만 베크렐) 들어 있는 오염수를 하루 최대량인 500톤 배출한다고 가장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해수 펌프 3대 중 2대를 운전해 희석시킬 경우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468베크렐(Bq)로, 배출목표치(1,500Bq/L) 미만이다. 이 목표치를 넘으면 오염수 방출은 자동 중단된다. K4탱크에서 해양 방출까지 단계별로 방사능을 감시하고 이상이 생기면 긴급차단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K4 이외 탱크 사고 영향평가, 내진성능으로 대체

2월 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보여주며 처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2월 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보여주며 처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공개되는 방류 오염수 데이터는 믿을 만한가.

“시찰단이 현장에 방문했을 때 무작위로 선정한 측정값을 도쿄전력이 공개 중인 값과 비교했는데 일치했다. 시료 채취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에 QR코드가 부여되고, 영상·음성·수기입력 자료가 모두 일치해야 측정값이 자동으로 저장, 공개된다.”

-사고가 생기면 너무 위험해지는 것 아닌가.

“K4탱크 30개가 모두 파손되는 극단적 사고가 일어나 오염수 3만 톤이 하루 만에 전량 누출된다고 가정해도 후쿠시마 인근 주민이 받는 예상 피폭선량은 최대 약 0.01밀리시버트(mSv)다. 이는 IAEA의 사고 피폭선량 기준치(5mSv)의 500분의 1 수준이다. 다만 K4탱크로 옮겨지기 전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담고 있는 다른 탱크들이 파손될 경우에 대해선 내진 성능(지진 경보 땐 수동정지, 제방 설치)을 갖추고 있으니 대비된 걸로 판단했다.”

-방사성 물질이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되지 않나.

“먹이사슬에 의한 생태계 축적 정도를 반영하는 IAEA의 농축계수,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될 때의 영향을 뜻하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선량환산계수, 삼중수소가 생체 내 물질과 결합해 피폭을 3배 가중시키는 영향 등을 고려해도 후쿠시마 인근 주민의 예상 피폭선량은 최대 0.00003mSv다. 이는 ICRP가 권고하는 일반인 선량한도(1mSv)의 10만 분의 3 정도다.”

-IAEA가 보고서를 냈으니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가 풀리는 것 아닌가.

“IAEA 보고서에 삼중수소의 영향이 기술된 생물은 원전 주변 해수가 담긴 수조 안에 사는 것들이다. 실제 인근 바다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일본이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적 요인 때문에 우리의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에 따라 수입규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임소형 과학전문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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