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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먹기 전에 검사부터"...오염수 우려에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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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 A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3만원짜리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좋아하는 생선회를 먹는 게 불안해서다. A씨는 "생선에 갖다 대면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샀다"며 "방사능 측정을 해보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횟집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300만 원을 들여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최근 손님이 뚝 끊기면서 업종 변경을 고민해왔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한 횟집이 휴대용 측정기로 방사능 검사를 한 후 손님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장비를 들였다. B씨는 "해당 영상에서 방사능 측정을 하니 손님들이 안심하고 찾아온다고 했다"며 "방사능 측정기를 쓴다는 것을 손님에게 널리 알려야겠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생선과 수산물 등에 대한 안전 우려가 증폭되고 다. 불안해진 일부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온라인에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등 방사능 검출 제품까지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 심리를 노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는 상술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판매되고 있다. 해당 기기들은 의류, 식품뿐 아니라 공기 내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하는 제품이다. 볼펜 뚜껑에서부터 휴대폰 정도로 대부분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다. 가격은 제품별로 3만 원부터 300만 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수산물 방사능 측정기를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생선이나 수산물에 측정기를 가까이 대면 방사능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표시된다"며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으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오염수 우려에 매출에 타격을 입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자체적으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구매해 수산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성동구도 구내 35개 학교 급식실에 학교당 3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구매를 지원했다. 한 방사능 측정기 판매업체 측은 "아무래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우려로 수산물 방사능 측정기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하려는 횟집이나 수산업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방사능 측정기로는 내부 피폭된 수산물의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령 오염수가 침투된 생선의 경우 껍질이 있는 채로 방사능을 측정할 경우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 방사능 검출 전문 기기를 사용하는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도 검사를 할 때 생선껍질을 제거하고 시료를 잘게 자른 후 차폐용기에 넣어 3시간 가량 검출 여부를 확인한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로 스치듯 생선에 갖다 댔을 때는 제대로 검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휴대용 측정기로 식품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하려면 1㎏당 5,000베크렐(㏃·방사성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이상의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어야 한다"며 "휴대용 측정기는 주로 표면이나 공기 중에서 검출되는 위험하지 않은 수준의 방사능을 검출하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1㎏당 100베크렐을 허용 기준치로 하고 있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교체 시기도 짧다. 전문가들은 "측정기는 사용 후 6개월에서 1년마다 기기 교정이 필요하다"며 "중고거래 등을 통해 오래된 측정기를 구매할 경우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불안한 심리를 겨냥한 상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한 보험사는 오염수 방류로 국내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암 보험이 필요하다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또 '오염수 방류 전 마지막 물량'이라고 불안 심리를 자극해 소금과 미역 등 해조류, 생선, 멸치 등 수산물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비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소비자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업 행위가 없는지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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