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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무총장 “한국 오염수 우려 알아… 반대 야당 만남도 기꺼이 응할 것”

입력
2023.07.07 18: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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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마치고 한국 향하며 기자회견서 발언
“우려는 논리적… 2년 후쯤 결과 볼 수 있을 것”
“오염수 방류, 국경 너머까지 영향 주지 않을 것”
“삼중수소는 세상 어디에든 있어… 문제는 양”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결론에 매우 강한 자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결론에 매우 강한 자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한국 야당과 기꺼이 만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IAEA의 검증 결과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주변국 설득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3박 4일간의 일본 방문 일정 마지막날인 7일, 한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도쿄에서 일본기자클럽이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방일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한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일본 측에 설명한 그는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선 “한국의 견해와 우려에 매우 주의를 기울여 왔다”며 “한국 언론과 대중, 국회의원과 소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이 계획에 매우 강하게 반대하는 (한국) 야당 국회의원으로부터도 초대받았는데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는 “IAEA의 과학적 연구를 신뢰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중립적이고 편파적이지 않으며, 문제를 직시하고 평가를 내리고 토론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서울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삼중수소, 탄소14 등 미미한 양이라 영향 없어"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일본을 찾아 “도쿄전력의 계획대로 오염수를 통제하며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전달했다. 이날도 그는 “보고서의 결론에 매우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견 도중 “보고서엔 삼중수소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언급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탁자의 물컵을 들어 보이면서 “삼중수소는 어디든 있다. 이 물에도 있다. 문제는 ‘양’”이라고 에둘러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많은 양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보고서는 삼중수소나 탄소14 등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지 않는 방사성 핵종이 무시할 수 있는 선량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방류 시 방사성 물질이 국경을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방사성 물질 양이 극도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경을 넘어가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건 측정할 수 없거나 이미 자연에 존재하는 것과 구별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탁자 위의 물컵을 들어 보이며 "삼중수소는 어디에나 있다. 이 물컵 안에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탁자 위의 물컵을 들어 보이며 "삼중수소는 어디에나 있다. 이 물컵 안에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의심하는 것은 논리적... 2년 후 결과 보일 것"

이런 설명에도 현지 어민이나 주변국이 우려와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데 대해선 ‘논리적(logical) 반응’이라고 수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쁜 물질이 있는 물이 탱크에 있는데 그것을 바다에 방류한다고 하니, 우려하는 것은 전적으로 논리적”이라는 게 그로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건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기술적인 내용을 누구나 알기 쉬운 언어로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마 2년 정도 지나면 결과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40년 후쯤으로 전망되는 오염수 방류 종료 예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IAEA는 계속 후쿠시마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IAEA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일본 정부가 아니라 “IAEA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면서 “상주 직원 수는 바뀔 수 있지만, 충분한 인원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규제위, 합격증 배부... 모든 절차 끝나

이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도쿄전력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설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합격이라는 의미의 ‘종료증’을 교부했다. 이에 따라 방류 이전 모든 절차가 종료됐고, 일본 정부의 개시 결정만 남게 됐다.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 안전성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해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우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본은) 그동안 한국과 국장급 설명회, 5월 한국 전문가 시찰 등을 통해 처리수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설명을 해 오고 있다”며 “계속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해양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정중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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