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정지선·정교선 형제, 딴 살림 대신 한지붕 아래 뭉친다

입력
2023.07.06 20:00
구독

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회사 체제 구축 추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지주회사 아래 현대백·그린푸드 등 자회사로
형제간 계열 분리 가능성 차단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을 추진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단일 지주회사로 세우고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그룹 전체를 지배하도록 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형제 경영'을 튼튼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 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물 출자 방식 유상증자는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주식 1,012만5,700주를 주당 1만2,620원, 현대백화점 주식 466만9,556주를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는 대신 자사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1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며, 목표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및 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화, 신사업 방향성 제시 등 컨트롤 타워 역할에 집중하며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은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마련해 경영 전문화와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초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각각 두 개의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했으나 2월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되고 현대그린푸드만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형인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 등 유통 부문을,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등 비(非) 유통 분야를 맡고 있는데 현대백화점이 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는 계열 분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단일 지주회사 추진으로 '형제 경영'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사라지고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비전 2030' 달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현대지에프홀딩스 역시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받을 배당금 수입 등으로 재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소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