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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방류 뒷받침하는 기술적 데이터... 딴지 걸긴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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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결론은 예상했던 것과 다름없이 "문제없다"였다. IAEA는 4일 오후 공개한 최종 보고서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 배출에 대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접근 방식 및 관련 활동이 국제안전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도쿄전력이 계획·평가한 대로 통제된 상태에서 처리된 물을 바다로 방출한다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학적 영향에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14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보고서는 향후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는 충분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방류 안전성에 대해 △개인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안전 원칙을 준수했는지 △오염수 배출 시스템이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했는지 △샘플링 등을 통해 확보된 주요 데이터는 믿을 만한지 등 세부 파트별로 나눠 평가한 기술적 내용들을 상세히 담고 있다. 먼저 개인의 안전에 대해선, 오염수 배출에 따른 대중의 피폭선량을 추정하기 위해 도쿄전력이 수행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했다. 그 결과 사고 시나리오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해도 성인과 어린이의 예탁유효선량(체내에 들어온 방사성물질 때문에 일어나는 내부피폭 정도)은 일반인 선량한도인 1밀리시버트(mSv)를 훨씬 밑돈다고 결론 내렸다.
오염수 배출 시스템에 대해선, ALPS 처리된 물에서는 대다수의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세슘134와 세슘137, 코발트60, 안티몬125, 루테늄106, 스트론튬90, 요오드129, 삼중수소, 탄소14, 테크네튬99는 ALPS 처리된 물의 샘플에서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 모니터링에선 이들 핵종을 중심으로 제거 여부가 꼼꼼히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어 도쿄전력이 사용하는 해양모델에 따르면 ALPS 처리된 물이 국경을 넘어서까지 해양 방사능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정도라는 분석 결과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공개된 IAEA의 최종 보고서에 대해 대체로 이미 발표된 지난 1~6차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쿄전력이 시행하고 있는 방사성 핵종 분석과 환경영향평가가 타당하고, 불확실성을 고려하더라도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 피폭량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ALPS 처리를 거친 물의 방사능이 국제 기준의 경계에 있는 게 아니라 수천, 수만 배 차이 나기 때문에 더 이상 세밀한 검토는 필요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IAEA의 일관된 결론이 곧 오염수 방류 안전성 논란의 종식을 의미하는지를 놓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병령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방사성 물질 측정은 과학적으로 오류 가능성이 적다"며 "결과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IAEA 헌장에는 '원자력의 확산과 촉진을 돕는 기관'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핵에 대해 중립적일 수 없는 기관의 검증 결과를 무턱대고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IAEA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수 있게끔 기술적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다"고 짚으면서도 "이미 결론이 나온 이상 딴지를 걸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IAEA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임무는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현장에 상주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안전성 검토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였지만, IAEA와 회원국은 이 보고서를 사용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보고서에 명시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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