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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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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톰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특히나 50대 이상에게는 각별하다. 중학교 입학 후 영어교과서로 배운 초기 문장 중 하나가 ‘나는 톰이다(I am Tom)’이었다. 소년소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처럼 여겨졌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있기도 하다. 톰 아저씨라는 호칭이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유이리라. 여기에 ‘친절한’이라는 형용사까지 붙으면 친근감이 더 강해진다. ‘친절한 톰 아저씨’는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61)의 한국 별명이다.
□ 한국인이 크루즈를 친절하다 생각할 만하다. 1994년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홍보를 위해 첫 내한한 이후 지난달 28일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으로 입국하기까지 11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할리우드 배우로는 최다 내한이다. 횟수뿐만 아니라 팬 서비스가 남다르기도 하다. 팬들 얼굴을 일일이 보며 사인해주기로 유명하다. 2013년 1월 부산 야외 행사에선 사인을 하느라 1시간 동안 고작 100m가량 움직였다. '친절한'이라는 수식이 붙고, 아저씨라 불릴 만하다.
□ 크루즈는 60대가 됐다고 하나 한물간 스타는 아니다. 여전히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 대우를 받는다. 1편당 출연료는 3,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흥행에 따라 더 많은 돈을 가져간다. ‘탑건: 매버릭’(2022)으로는 1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탑건: 매버릭’은 한국 극장가에서 819만 명을 모았다. 크루즈 출연작 중 역대 최다 관객이었다. 미국 언론은 크루즈를 ‘라스트 무비 스타’라 칭한다. 고전적인 ‘영화배우’ 풍모를 여전히 지닌 유일한 배우라는 의미에서다.
□ 올해 내한은 행사장 밖 모습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크루즈는 입국한 날 숙소 인근 서울 방이동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동네 주민처럼 산책을 했다. 시민들이 알아보자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다. 크루즈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고교 졸업 후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음식점에서 일했고, 남의 집 앞 눈을 치워 돈을 벌기도 했다. 영화 관련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도 현 위치에 올랐다. 힘겹게 보낸 시간이 ‘톰 아저씨’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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