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아씨 두리안', '결사곡'과 달리 혹평 받는 이유

입력
2023.07.06 14:50

'아씨두리안', '결사곡'과 달리 혹평 쏟아지는 이유
타겟층 정서 고려 못한 소재 선택

'아씨두리안'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TV조선 제공

'아씨두리안'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TV조선 제공

'아씨 두리안'이 첫 방송 이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로는 시청률 4% 유지도 위태롭다. 이는 단순히 '악귀' '킹더랜드'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등 경쟁도 높은 대진운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방송 중인 TV조선 '아씨두리안'은 단씨 집안의 별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린 날 때마침 월식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월식날 등장한 정체 모를 두 여인과 단씨 일가의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신기생뎐'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를 집필한 임성한 작가가 최초로 선보이는 판타지 멜로 장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신기생뎐'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를 집필한 임성한 작가가 최초로 선보이는 판타지 멜로 장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아씨 두리안'의 시청률은 기대에 못 미쳤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회 4.1%를 기록했다가 2회 3.3%로 하락했으며 4회에서는 4.6%를 기록했다. 임성한 작가의 파격적인 전개가 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아씨 두리안'이 지금의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안방극장의 강자로 떠오른 '킹더랜드'와 비교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복잡한 세계관을 이해하기보다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 '아씨 두리안'은 두리안이 있는 세계와 단씨 일가의 대한민국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시공간을 변주하는데 이 이동이 오히려 독이 됐다. 전생과 현생이 뒤엉킨 탓에 시청 유입도 어려워졌고 조금이라도 뒤떨어진다면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에 자극적인 소재도 비호감적인 요소를 더했다. 방영 이후 극중 시모에게 돌발 고백을 던진 첫째 며느리의 이야기가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동성애를 다뤘고 동성애 자체는 소재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고부간의 사랑이 자극적인 장치로서 등장한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주다. 멜로 장르로 자연스럽게 삽입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인데 느닷없이 고백하고 동침까지 한다. 씨내리 역시 파격적이다. 전생에서 두리안은 남편이 아닌 돌쇠(김민준)와 연정을 나눠 아들 박언(유정후)을 낳았고,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현생에서 돌쇠와 똑같이 생긴 단치감을 만나 충격에 휩싸인다는 전개가 4회까지 펼쳐졌다.

이러한 문제점은 결국 시청률로 직결됐다. 이는 1회 6%로 시작, 마지막 회 10%를 돌파하면서 종영했던 임성한 작가의 전작 '결혼작곡 이혼작사' 시리즈보다 현저하게 떨어진 수치다.

복잡한 세계관과 인물관계도는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다. 간결한 플롯도 시청자들을 납득시키고 흥행으로 이어진다. 지나치게 꼬여버린 밧줄은 풀기에 다소 난감하기만 하다. '아씨 두리안'의 시청자 게시판에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좀 제대로 된 가족 드라마 없냐. 이런 드라마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냐", "산만하고 몰입이 방해가 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노민 박주미 최명길 등 배우들의 호연도 산만한 전개 속에서 가려지고 말았다. '아씨 두리안'의 주 무기가 금기를 넘는 것이라면 작품의 총알은 불발탄이 된 셈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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