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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의 두 얼굴]④ "나무 태워 친환경 발전?"…깐깐하게 따져보는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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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전력 산하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은 약 5,830억 원을 들여 전북 군산시에 군산바이오발전소를 짓는 계획을 세웠다. 연간 목재펠릿 80만 톤을 태우는 200메가와트(MW)급 대형 발전소였다. 그러나 군산시는 2019년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해 초미세먼지가 크게 증가하는 등 주민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이름을 올리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발급 대상인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환경오염 때문에 없던 일로 한 것이다.
나무를 태우면 탄소가 나온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나무를 태워 나오는 온실가스는 화석 연료 중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발전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도 목재펠릿 등을 태우는 바이오매스 발전이 신재생에너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오매스는 나무를 베어낸 후 다시 그 자리에 나무를 심으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이유로 탄소중립 에너지로 여겨진다. 정부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목재를 탄소중립 연료로 인정한다는 이유로 바이오매스 발전을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로 권고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발전이 과연 친환경 발전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국제사회에서 공유하는 '원칙'은 있다. 벌채를 통해 숲에서 수확한 원목, 목재 등 1차 산림 부산물은 신재생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가구 등으로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는 폐합판·폐가구 등 폐목재도 포함된다. 물질 자원으로 쓰기 어려운 한정된 경우에 한해서만 나무를 에너지원으로 써야 한다는 전제가 담겨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REC 보조금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뒷받침하고 대형 발전소를 위주로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확대되면서 이 같은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신재생에너지'에 기고된 논문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공급에 있어 수확벌채의 원목 혼입량 추정'(공동저자 양지윤 이재정 정한섭 한상훈 이수민)에 따르면 연간 약 35만 ㎥의 원목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에 편입됐다고 추정된다. 합판·보드 생산업체가 연간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원목량(180만 ㎥)의 약 20% 수준이다. 산림청은 '산림경영 활동 등으로 발생한 부산물 중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산물'만을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로 규정하고 있지만 가구나 종이 등 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는 원목까지 '미이용' 산림이 된 셈이다.
학계와 시민단체는 정부가 산림 재활용의 가치를 따져보고 자원 순환의 원칙을 다시 정립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바이오매스 발전 제도를 두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바이오매스는 나무를 태워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 방식인데 태양광보다 가중치가 더 높다는 점이 모순"이라고 짚었다. 나무를 태워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과연 탄소 절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기존 산업군에 부여되는 REC 가중치의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을 탄소중립으로 인정하는 과정이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U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EP)는 지난해 9월 총회를 통해 벌채나 자연적인 이유로 숲에서 수확·수집한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하고 단계적 감축을 단행하는 내용이 포함된 재생에너지지침 개정안(RED III)을 최종 통과시켰다. 산림 바이오매스 발전이 환경을 살리기보다는 기후 변화와 산림 파괴의 원인이라고 봤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애초에 나무를 안 베고 안 태우면 나무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대기 중 탄소가 적게 배출된다"며 "나무를 벤 다음 다시 심어서 자라는 데도 수십 년이 걸리는데 당장 2050년 탄소중립을 외치는 국제사회의 시간표와도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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